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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282

나는 논어를 만나 행복해졌다 - 판덩 지음, 이서연 옮김 / 메타인지와 임계점 나는 논어를 만나 행복해졌다 수천 년 전의 책이 여전히 사랑을 받고 있다면 이는 단 한 가지 이유다. 여전히 책의 가치가 그 시대에 추앙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삶이 버겁고 고통스러울 때 많은 사람은 멘토가 될만한 인물의 처세와 지혜를 찾는다. 세상은 급속도로 변화를 맞이하며 극도의 편리함과 편안함을 제공하고 있지만 내면은 여전히 공허하고 허탈하다. 이 어지러운 시대에 우리는 다시금 옛 위인의 지혜를 탐색하게 된다. 그리고 그 정수가 바로 『논어』이다. 저자는 현재 4000만 명이 넘는 회원이 소속된 ‘판덩 독서회’의 리더다. 그가 동서양의 문화적 장벽을 허물고, 중국과 서양의 고전을 넘나들며, 현실 생활에 응용할 수 있도록 『논어』를 새롭게 해석했다. 책은 전편인 『나는 불안할 때 논어를 읽는다』, .. 2022. 12. 18.
트렌드 코리아 2023 - 김난도 외 / 사람을 모으고 머물게 하는 힘, 공간력 트렌드 코리아 2023 세계화의 종말, 갈등과 분열, 그리고 전쟁. 수십 년간 이어져 온 평화와 공존의 시대는 막을 내리고 엄청난 위기감 속에서 사람들은 다가올 미래를 두려워한다. 자산시장 및 증시의 버블붕괴는 마치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의 데자뷔를 보는 듯하다. 제2의 외환위기 경고도 들려온다. 매우 부정적인 전망이 압도하는 2023년을 목전에 두고 있는 지금, 소비 트렌드 전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 반복되고 무엇이 달라질 것인가를 구별하는 작업일 것이다. 즉, ‘불황기의 소비 패턴’을 과거와 비교해보는 것이고, 또 하나는 ‘소비의 전형성’이 사라지는 시대의 흐름을 분석하는 것이다. 이른바 ‘평균 실종’이 가장 첫 번째 키워드인 이유다. 변화의 속도가 더욱 빨라지는 2023 대한민국. 소비자.. 2022. 12. 11.
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2 - 천위안 지음, 이정은 옮김 / 우리는 역경 때문에 죽는 것이 아니라 절망 때문에 죽는다 비관적 사고는 자기 의지를 갉아 먹는다. 인간이 비관적 사고에 빠지는 근본적 이유는 모르겠으나, 비관적 사고를 통해 위태로움을 즉시하고 외부의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지켜내려는 생존 본능임은 의심하지 않는다. 비관적 사고에 갇히게 되면 자신을 비난하고 더 깊숙한 곳으로 숨어 현실에서 도피하려 한다. 유비도 조조와의 전쟁에서 패한 후 얼마 남지 않은 자신의 병력을 보며 자신감을 잃었고 자신을 추종하는 장군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긴다. 보통은 일정 시간이 흐르면 감정이 회복되어 다시 심기일전하게 되지만 그러기 위해선 트리거가 필요하다. 대부분은 (긍정의 에너지를 끌어올릴 자신만의) 방법이 있지만, 경우에 따라선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다. 유비에겐 손건이 있었다. 유비가 패배의 절망감에 빠져 진영의 붕괴를 직감하고 .. 2022. 12. 4.
50센티 더 가까워지는 선물보다 좋은 말 – 노구치 사토시 지음, 최화연 옮김 / '덕분에', '역시', '당신은요?' 지난밤, 내일의 업무 미팅을 위해 새벽까지 준비하다가 짧은 잠을 자고 일어났다. 그런데 약속했던 미팅 시간이 1시간 늦어지는 바람에 식탁에 올려놓았던 책의 겉장을 폈다. 읽기도 전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이다. 목차를 훑어보니 나에게 필요한 챕터가 눈에 들어왔다. 중간 정도 읽었을까, 전화벨 소리에 책갈피를 꽂고 책을 덮었다. 미팅에 함께 가기로 한 파트너사의 대표가 우리 집 앞까지 와서 지금 기다리고 있으니 천천히 나오라는 전갈이었다. 차를 타고 기흥의 어느 곳을 향해 가면서 좀 전에 읽었던 책의 내용이 생각나 실천하기로 작정하였다. 그리고 나를 태우러 온 그분에게 마음을 담아 고마움을 전했다. “데리러 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덕분에 편히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별말씀을요. 시간 내 주셔서 제가 .. 2022. 11. 27.
조금 서툴더라도 네 인생을 응원해 - 자회독서회 엮음, 정은지 옮김 / 다른 사람과 발맞추려 애쓰지 말고 차분하게 당신의 인생을 걸어가라 인간이 무리를 지어 살아가는 것은, 무리가 가져다주는 안도감 때문일 것이다. 그 집단에서 배제되는 두려움이 ‘나’와 ‘우리’를 일원화시킨다. 많은 ‘나’가 모여 만들어 낸 ‘우리’는 강한 권력이 되어 ‘그들’을 구별한다. 무리에서 배제된 ‘그들’은 또 다른 ‘우리’가 되기 위해 포섭과 배제를 반복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외감은 대부분의 관계에 작용하여 무리를 결속한다. 이처럼 사회를 이루려는 욕구가 인간의 자연스러운 습성임을 인지하면서도 ‘나’가 사라지는 모습은 깊이 우려스럽다. 나와 같은 기성세대에게는 선공후사의 이데올로기가 깊이 자리 잡고 있다. 국가와 개인, 학교와 학생, 회사와 직원, 가장과 자녀, 메이저와 마이너, 여전히 우리 주변에는 ‘우리’를 위해 ‘나’를 희생하는 풍조가 만연하였다. .. 2022. 11. 20.
단순한 열정 - 아니 에르노 지음, 최정수 옮김 / 글은 어떻게 써야 할까? 글은 어떻게 써야 할까? 누군가 읽을 것이라는 기대로 생각의 기록을 남기는 것이라면 읽는 이를 위한 배려가 담겨야 그 목적을 달성하기 쉬울 것이다. 반면에 나만의 기억 저장소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면 기억의 왜곡, 각색된 감정 표현, 과도한 형식화 등의 자기 검열에서 벗어나도 무방할 것이다. ‘직접 체험하지 않은 허구로는 글을 쓰지 않겠다.’ 소설의 저자 아니 에르노의 다짐이다. 소설에 허구를 들여오는 것이 무슨 허물일까마는 글의 재료로 자신의 생산물을 사용하여 기성품이 가지는 감칠맛 대신 투박한 본연의 맛을 내려는 결기가 부러우면서도 존경스럽다. 소설 은 유부남을 사랑한 한 여인의 감정 흐름을 기록하였다. 책을 펼 때만 해도 반윤리적 질서를 원초적 본능으로 극복하려는 통속적 설득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 2022. 11. 13.
아버지의 해방일지 - 정지아 / 오지랖 넓은 호구가 사무치게 그립거든, ‘오죽했으먼, 글겄냐!’, ‘아버지는 누가 등쳐먹는 호구가 아니라 자원한 호구였다.’, ‘사무치게 그립다.’ 위의 세 문장 중 앞의 두 문장은 주인공(아버지)의 것이며, 마지막 문장은 화자(딸)의 것이다. 이 세 개의 문장을 결합하면 인생이 된다. 우리의 아버지가 그랬고, 아버지의 아버지가 그랬다. 이 세 문장은 소설이 내게 남겨준 과제였다. 이 문장 사이에 공간을 채워 나의 이야기로 만들어야 하는 숙제였다. ‘오죽했으면,’에는 결과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담겨있다. 이미 벌어진 일에 자기 위로를 함축한 이 표현은 뒤에 올 문장이 부정적일수록 그 의미를 더한다. 정확히 말하면, 발생한 결과가 직접 체험한 내용일 때, 그 고통의 깊이를 온전히 이해하는 경험의 언어이다. 그래서 ‘오죽했으면’이란 표현은 아버지의.. 2022. 11. 6.
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 천위안 지음, 이정은 옮김 / 심리학으로 읽는 삼국지 열전(조조편) 많은 이들이 자신이 세운 원칙에 스스로 가두는 우(愚)를 범한다. 그것이 마치 자연법칙처럼 권위로운 기준임을 강조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그 원칙은 때론 자신을 구속하여 벗어나기 힘든 족쇄가 된다. 내로남불은 아마도 이런 결과로 탄생한 자조적 표현일 것이다. 책에 소개된 조조의 는 원칙의 유연성을 생각하기에 좋은 예가 된다. 조조가 출정하였을 때는 보리밭이 한창 수확기를 맞이한 시기였다. 그러나 백성들은 군대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뿔뿔이 흩어져 산으로 숨어버렸다. 조조는 사람을 풀어 숨어 있는 농부들과 관청을 지키는 관리들을 데려와 말했다. “나는 천자의 밝은 조서를 받들고 역적을 물리치기 위해 왔으니, 이는 백성을 위한 것이다. 보리가 무르익은 계절에 어쩔 수 없이 군대를 일으켰으나 장졸들이 보리밭을 밟.. 2022. 10. 30.
하얼빈 - 김훈 / 세상에 맨몸으로 맞선 청년들의 망설임과 고뇌, 그리고 투신 어떤 말로 글을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여기저기 흩어진 글감을 모아 보지만 마음속 감정의 충돌로 오랜 시간을 빈 화면과 씨름하고 있다. 며칠 전 어느 당 국회의원의 발언을 접하고, 들고 있던 밥숟가락을 던질뻔했다.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 역류하는 위산을 주체할 수가 없다. 이 위인의 망언을 두둔하는 특정 언론의 행태는 더욱 가관이다. 가지고 배운 자들이 답습하였던 식민 사관은 해묵은 무좀균처럼 여전히 우리 사회에 번식하고 있다. 가진 자들은 부의 원천이 가지지 못한 자로부터임을 인정하지 못하며 배운 자들은 그 깊이가 미천하여 현상을 바르게 보지 못한다. 빼앗긴 나라의 독립을 되찾기 위해 우리의 선조는 목숨을 바쳤고 사상과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사회를.. 2022. 10. 23.
땡땡땡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2. 10. 23.
심리학이 분노에 답하다 - 충페이충 지음, 권소현 옮김 / 분노로 포장된 진짜 감정 며칠간 읽었던 책의 내용을 곱씹으면서 온종일 ‘분노’란 퍼즐을 맞추고 있다. 분노란 자신(혹은 타인)에게 바라는 바가 기대에 현저히 미치지 못할 때나 본인의 자아를 송두리째 외면당했을 때 느낄 수 있는 감정이라 생각한다. 자기 생각, 행동, 습관, 태도가 상대와 다를 때 우리는 자신을 대변하거나 상대를 설득하려 노력한다. 그리고 그 결과가 내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흐를 때 분노를 경험하곤 한다. 금주의 책 에서는 분노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1. 분노는 심판이다 - 상대방이 나의 규칙을 어겼으니 이를 평가하고 화를 낸다. “자신이 가진 인지의 틀 안에 갇힌 사람은 자기 생각만이 사실이라고 여긴다. 다른 사람이 설명해도 이들은 상대방이 사실을 부정한다고 생각하고 더욱 분노한다. 이들의 분노에 담긴 의미.. 2022. 10. 8.
나는 나를 바꾸기로 했다 - 우즈훙 지음, 이에스더 옮김 / 내면의 공포와 두려움을 인정해야 진정한 자유가 찾아온다. 제주 올레길을 걷던 어느 날, 인스타그램에 동영상을 올려보려고 스마트폰을 바닥에 세워놓고 몇 번을 오고 가며 연출을 하였다. 편집하고 나니 20초도 안 되는 짧은 분량의 영상이었다. 그런데 왠지 업로드할 자신이 없어졌다. 내가 생각했던 그것이 아니었다. 너무나 허술해 보이고, 표정부터 복장, 걸음걸이 모든 것이 엉성하여 올리기를 포기하였다. 지금처럼 독후감을 쓸 때도 마찬가지다. 책을 읽고 느낀 나의 감정을 진솔하게 적는 것이 목적인데, 타인의 시선에 기준이 맞춰진 나머지, 여러 번의 퇴고에도 미사여구만 있을 뿐 원래의 목적은 사라진다. 필요 이상의 완벽함에 집착하는 것도, 돈보다 가치를 중시한다는 거짓말도, 상대방에게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지 못하는 것도, 모두 타인에게 인정받으려는 강한 욕구에 기인한다.. 2022. 10.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