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 내일의 업무 미팅을 위해 새벽까지 준비하다가 짧은 잠을 자고 일어났다. 그런데 약속했던 미팅 시간이 1시간 늦어지는 바람에 식탁에 올려놓았던 책의 겉장을 폈다.
<50센티 더 가까워지는 선물보다 좋은 말> 읽기도 전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이다. 목차를 훑어보니 나에게 필요한 챕터가 눈에 들어왔다. 중간 정도 읽었을까, 전화벨 소리에 책갈피를 꽂고 책을 덮었다. 미팅에 함께 가기로 한 파트너사의 대표가 우리 집 앞까지 와서 지금 기다리고 있으니 천천히 나오라는 전갈이었다.
차를 타고 기흥의 어느 곳을 향해 가면서 좀 전에 읽었던 책의 내용이 생각나 실천하기로 작정하였다. 그리고
나를 태우러 온 그분에게 마음을 담아 고마움을 전했다.
“데리러 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덕분에 편히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별말씀을요. 시간 내 주셔서 제가 더 고맙습니다.”
훈훈한 기운과 입가의 미소가 남았다.
주말이라 그런지 생각했던 것보다 30분 정도 일찍 도착하였다. 우리는 아점을 하기로 하고 인근 식당을 둘러보았다. 문을 연 곳이 없다. 아직 오픈하기엔 이른 시간이었다. 몇 블록을 움직여 2층에 문 연 식당을 찾았다. 주문을 마치고 식당 사장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가게 조명을 보고 들어왔다고 하니 연신 감사하다고 말씀하셨다.
사골 떡만둣국이 진국이다. 부드러운 국물에 속이 꽉 찬 만두까지 기분 좋은 식사를 할 수 있었다. 계산하면서 아침에 읽었던 책의 내용을 떠올렸다. 그리고 바로 써먹었다.
“일요일 아침에 이렇게 맛있는 떡만둣국을 해 주셔서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아주 잘 먹고 갑니다.”
“맛있게 드셨다니, 제 기분이 좋아지네요.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상대를 생각하고 진심으로 그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이라는 저자의 메시지가 오늘 하루를 즐겁게 하였다.
책장을 덮으며 기분 좋은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 저자의 맺음말을 인용해 본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전달력’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누구나 자기 이야기를 하려 하고 늘 자기가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합니다. 마치 마음속에 자기 자신이라는 단 한 사람만 존재하는 듯 말이에요,
하지만 그런 마음으로 대화해서는 다른 사람과 원만한 관계를 맺을 수 없습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커뮤니케이션이란 각각 별개였던 두 사람이 녹아들며 하나가 되는 과정이다.’
당신이 상대방을 생각할 때, 당신의 마음에는 두 사람이 존재합니다. 마음에 다른 이가 들어오면 더 따뜻해지고 한층 강해집니다.
누군가와 이야기할 때 그 사람의 얼굴을 떠올려보세요. 그 사람이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이야기하고 무엇을 할까 상상해보면서 상대방을 대화의 주인공으로 삼기만 하면 됩니다. 그걸로 충분합니다.
재치 넘치는 질문을 하지 못해도, 무심코 자기 이야기가 튀어나와도, 사물이나 장소가 주인공이 되더라도 걱정하지 마세요. ‘상대방’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한다면 그것은 인간으로서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기 될 테니까요.” (책 2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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