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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길가메시 서사시(The Epic of Gilgamesh) - N.K. Sandars / 인간이 가진 보편적 사고는 예나 지금이나 큰 변화가 없음

by 박종인입니다. 2020.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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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첫 주, 한권의 책을 통해 길가메시(Gilgamesh)란 인물을 알게 되었다.

신화 속 실존인물이라는 그의 이야기가 궁금해 범우사의 <길가메시 서사시>를 주문하고 인터넷을 통해 길가메시 관련 정보를 검색하게 되었다.

 

길가메시는 원전 3000년경, 메소포타미아의 도시국가 우룩(Uruk)을 통치하던 왕으로 3분의 2는 신이요, 3분의 1은 인간으로 만들어진 반신반인의 영웅이었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센 초월적 존재였고, 백성의 여인을 탐하는 폭군이었다. 불만에 가득찬 백성들은 우룩의 신 아누에게 호소하여 길가메시에 대응할 위대한 엔키두(Enkidu)를 탄생시킨다. 엔키두는 야생의 생활을 하는 원시인이었지만 한 여인과의 사랑 속에서 온순한 사람으로 변화되어 간다.

어느 날 길가메시의 폭정에 도전장을 내민 엔키두는 길가메시와의 전투를 벌이게 된다. 이를 통해 길가메시와 엔키두는 적으로서 두려워하던 마음을 거두고 서로를 이해하고 협력하는 동반자 관계를 시작하게 된다. 이후 길가메시는 엔키두와 함께 숲속으로 들어가 숲의 수호자이자 난폭한 거인 훔바바(Humbaba)를 제거하며 명성을 드높인다.

 

신들조차 길가메시의 매력에 흠뻑 빠져있을 때쯤, 풍요의 여신 이시타르가 그를 유혹한다. 그러나 이시타르의 과거 행태를 잘 알고 있는 길가메시는 그녀의 청혼을 거절하였다. 이 말을 듣고 머리끝까지 화가 난 이시타르는 그녀의 아버지 아누에게 하늘 황소(Bull of Heaven)를 내려 보내 길가메시에게 복수해 달라고 간청한다. 아누는 이시타르의 부탁을 들어주어 하늘 황소를 우룩에 내려 보낸다. 그러나 길가메시는 친구 엔키두와 함께 하늘 황소를 무찌르고 다시 한번 그들의 명성을 드높인다.

승리의 축배도 잠시, 엔키두는 길가메시에게, 꿈에서 아누가 하늘 황소와 향나무 숲을 지키던 훔바바를 죽인 죄로 우리 둘 중 한명의 목숨을 신들에게 요청하였다고 이야기 한다. 꿈은 현실로 이어져 인간이 신의 짐승을 죽인 죄로, 신성이 없는 엔키두가 천천히 쇠약해 지다가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동생이자 친구인 엔키두의 죽음은 길가메시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는다. 길가메시는 죽음의 두려움을 알게 되었고, 불로불사의 약을 찾아 험난한 여정을 떠난다. 길가메시는 대홍수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생존자, 우투나피시팀(Utunapishtim)을 찾아 나서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길가메시는 우투나피시팀을 만나게 되고 그를 통해 바다 밑 식물(이름:늙은이가 다시 젊어진다)이야기를 듣게 된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길가메시는 바닷속으로 들어가 그 식물을 얻게 되지만 웅덩이 인근에 살고 있던 뱀 한 마리가 식물의 향기를 맡고 그 꽃을 훔쳐간다.

 

불로불사의 희망은 사라지고 죽음을 인정하게 된 길가메시는 지친 몸으로 우룩에 돌아와 그의 긴 여정을 마무리 한다. 그리고 신들이 정해 준 그의 운명을 마무리 한다.

 

책의 절반은 길가메시의 일대기를 묘사하고 있고, 절반은 이 웅대한 서사시의 해설을 다루고 있다.

길가메시의 서사시는 19세기에 발굴되면서 우리에게 알려지게 되었다. 이전까지는 노아와 아브라함에 이르는 긴 역사가 창세기에 짧은 족보로 압축되어 있을 뿐 이었다.

이 서사시는 세계적인 문학 작품으로서도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 호메로스의 서사시보다 1500년이나 앞선 것이라는 사실과 시 자체의 내용이 간의 모험과 도덕, 비극을 다룬 종합 작품이기 때문이다.

이 서사시를 통해 인간이 도덕을 추구하고 지식을 탐구하며 일반적인 운명에서 탈피해 보려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길가메시는 비극적 영웅이다. 그는 현 시대의 우리와 별반의 차이가 없다. 그는 삶과 지식을 추구하는 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러한 추구는 언젠가는 비극이란 결론에 이른다는 사실도 보여주고 있다.

 

고단한 여정 후에도

돌판에 새겨,

후대에게 전하려 했던 길가메시의 메세지는 무엇일까?

 

(이는 독자 스스로가 느껴야 할 몫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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