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을 피하고 싶은 몇가지 주제가 있다.
그 중에 하나가 죽음이다.
물론 이 또한 꼬리에 꼬리를 물다보면 다시 흥미로와 진다. 셸리케이건의 이 책은 힘들게 다녀왔던 여행지를 다시 한번 떠나게 하는 느낌을 준다.
작가는 1~14chapter를 통해서 죽음에 대한 다각도의 질문을 던진다. 이를 3가지로 요약하여 나의 생각을 정리해 본다.
첫째, 영혼의 존재와 육체와의 관계이다.
우리는 오감을 통해서 육체가 존재한다는 것을 느낀다.
그렇다면 영혼은 어떨까?
영혼의 존재를 입증할 수 있을까?
영혼이 존재한다면 육체와는 어떠한 관계를 맺고 있을까?
“내 앞에 놓인 사과를 들어!”
이렇게 머릿속에서 생각을 하면 내 팔은 사과를 들어 올리려 움직인다. 이렇듯 내 몸은 생각의 지시를 받아 움직인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감정,
내 몸을 움직이게 하는 생각,
꿈과 같은 무의식의 세계 등,
일련의 현상들은 육체와는 다른 개념이며 여러 형태와 이름으로 존재한다. 이는 육체와 구분되는 정신에너지이며, 영혼의 존재함을 가능케 한다.
(*최선의 설명으로의 추론-예)눈에 보이지 않는 원자, 엑스레이, 바이러스의 존재 등)
이처럼,
인간이 육체와 영혼으로 이루어졌다(이원론)는 전제하에
영혼이 물리적인 육체를 떠나서 홀로 존재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가져본다.
난자와 정자의 만남 후 물리적인 육체가 생성되면서 생각할 수 있는 힘을 만들어 냈듯이 육체가 소멸하게 되면 정신에너지의 원동력은 사라짐이 당연하다고 본다. 육체가 죽더라도 영혼은 죽지 않고 존재하길 바라는 인간의 욕망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이는 바람일 뿐 사실은 아니라는 것이다.
내가 죽으면 나의 영혼은 육체와 분리되어 지구를 맴돈다는 생각하지 않는다. 아직 죽음을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에서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영혼만 분리되어 존재한다면 얼마나 많은 영혼들이 우리 주변에 존재하겠는가?
둘째, 죽음의 정의와 선택이다.
육체와 정신에너지(혹은 영혼)가 존재한다는 나의 시각에서는
죽음이란, 저자의 책에 소개된 것처럼 신체기능(body function)과 인지기능(person function)의 상실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신체기능과 인지기능의 상실시점에 따라 법률적인 죽음이 결정되며, 경우에 따라서 자기의 죽음을 결정하고 선택해야 하는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또한 그 선택에 대한 옳고 그름의 평가를 받아야 될 수도 있다.
만약,
죽음이 고통을 줄여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면
우리는 죽음의 선택에 대하여 상대적 시각을 가져야 할 것이다.
영생을 하면 행복하리란 막연한 기대감과 죽음은 언제나 고통스러운 것이라는 두려움은 평생을 두고 한번쯤은 숙고해봐야 할 중요한 화두가 아닐까싶다.
마지막 셋째는 그래서 어떻게 살 것이냐?
즉, 죽음을 준비하는 나의 자세와 내 삶의 가치를 재정립하는 것이다.
죽음은 필연적이며, 그 시기를 확정할 수 없고, 어디서 어떻게 죽을 지 아무도 모른다.
방송프로그램을 통해 자주 접할 수 있는
사자의 사냥 장면을 떠올려 본다.
사자는 풀숲에서 잠잠히 숨어 기다리다가 어린 영양의 방심한 틈을 타 숨통을 조인다.
옆에는 어린 영양의 어미가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지만 이내 체념 하고 자리를 뜬다.
내 삶은, 마치 이 어린 영양의 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저 살아지다가 떠나는 것.
그렇기에 에피쿠로스학파의 주장처럼 최고의 즐거움을 위해 살아야 한다.
자연계의 일원으로서 죽음을 확정할 수 없지만, 그날이 온다면, 담담히 죽음을 받아 드리려 한다.
단, 내일이 없을 것처럼 나의 즐거움을 위해 오늘 하루를 살아가려 한다.
2019년 1월에 죽음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로 사색을 할 수 있게 도와준 <죽음이란 무엇인가>는 “하루를 대하는 내 마음가짐”을 다잡게 해준 소중한 인생서적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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