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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 김수현 / 삶이란 결국 모호함을 견뎌내는 일이다

by 박종인입니다. 2023.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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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작가로 유명한 김수현 선생의 자기 계발서가 있어 소개해 본다. 자존감을 다룬 유행서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을 상상했으나 작가의 명성에 기대어 책을 폈다. 역시 작가의 통찰은 그 깊이를 달리한다.
 
쉽고 간결한 표현이지만 그 속에 담겨있는 의미는 경험을 통해 얻은 통찰이 훈련으로 다져진 활자를 따고 독자의 뼈를 때린다.
 
이에 뇌리에 남는 몇 구절을 인용해 감동을 함께 하고 싶다.
 
“백화점 엘리베이터 안에서 엄마에게 안겨 있던 아기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아기 엄가는 당황해서 알아듣지도 못하는 아이에게 그러면 안 된다며 아기를 달랬고, 연신 눈치를 보았다. 난 그녀에게 “괜찮아요”라고 말했다. 나의 괜찮아요는 나는 당신을 함부로 모욕하지 않아요라는 의미였다.” (책 43쪽)
 
“그래, 이게 나야”
특별함은 우월함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고유함에서 오는 것이다. (책 57쪽)
 
“겸손과 배려의 가치는 눈치를 보며 주눅 드는 것이 아닌 타인에 대한 존중에 있을 뿐이고, 타인의 감정을 염려하느라 정작 자신의 감정은 돌보지 못한다면 그 무엇도 미덕이 될 수 없다. 그러니 당신이 지칠 만큼 눈치를 볼 필요도, 주눅들만큼 겸손할 필요도 없다. 당신이 가장 먼저 존중해야 하는 사람은 언제나 당신 자신이다.” (책 65쪽)
 
“자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며 삶을 일구는 것이 나다운 삶이다. 그러니 제갈공명이 옆방에 살지라도 우리의 자율성과 결정권을 위임해서는 안 된다. 오직 과거라는 당신의 데이터베이스와 실수와 오답 노트, 그리고 내면의 나침반을 믿고 스스로 나아가야 한다. 그 고민과 위기의 순간을 지났을 때, 비로소 스스로가 신뢰하고 존중할 수 있는 나다운 삶이 시작될 것이다.” (책 90쪽)
 
“우리를 짓누른 것이 부모님에게 받은 경제적인 지원에 대한 채무감이라면 살며 최선을 다해 갚으시라. 하숙비를 내야 하숙생이 되는 거다. 하지만, 우리 삶까지 저당 잡혀 살지는 말자. 우리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애써야 할 존재는 결구 나 자신일 뿐이다.” (책 104쪽)
 
“우리에게 절실한 건 우리를 증명할 명함이 아니라 누구에게도 증명할 필요 없는 나 자신이 되는 것이다.” (책 109쪽)
 
“결국은 두려웠던 문제의 실체와 마주하고 걱정을 계획으로 대체해야 한다. 물론 그 시간이 버겁고 힘들 수 있다. 하지만 진짜 해결책을 위해 발을 내디딜 때, 우리는 비로소 진짜 자유로워질 수 있다. 광복, 당신 내면에 의식의 빛을 되찾는 일. 오랫동안 붙들려 있던 당신에게 해방을.” (책 156쪽)
 
“그렇기에 좋은 관계란 서로의 경계를 존중하는 것이며, 좋은 우정이란 서로 친밀감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론 안정감이 담보될 수 있는 거리에서 애정으로 함께하는 것이다. 모든 경계를 허물지 않을지라도 그녀는 내게 좋은 친구다.” (책 194쪽)
 
“모든 성인과 모든 철학자가 했던 이야기. 나를 둘러싼 외형이 아닌 본래의 자신을 찾아가는 것. 우리의 최종 목적지는 결국, 이 여정에 있을 것이다.” (책 277쪽)
 
“어떤 일이 유독 힘들다면 그건 내가 잘못된 사람이라서, 내가 엄살을 떠는 사람이라서, 내가 부족한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그저 나라는 사람에겐 그럴 수도 있는 것이다. 기성화가 내 발에는 유독 아프게 느껴진다 해도, 그게 발의 잘못은 아닌 것과 마찬가지다.” (책 325쪽)
 
삶이란 결국 그 모호함의 본질을 깨닫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이란 작가의 말에 그 어떤 문학과 견주어도 모자람 없는 통찰이다.
 
인생은 부조리에 저항하는 일상임을,
결국 나의 길을 찾아가는 것이 인생 그 자체임을,
그러기에 나는 소중한 존재임을 상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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