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강아지 사료를 팔아본 경험이 있다. 국내외 견종을 분류하고 사진 자료를 준비해 생김새를 살폈다. 각 견종의 특성을 살피기 위해 견종별 켄넬(특정 견종을 키우는 전물 사육장)을 방문하였고 국내에서 열리는 도그쇼는 거의 참관하였다.
개 사료는 여러 유형으로 나뉘는데, 나이를 기준으로 퍼피, 어덜트, 시니어로 분류하며 피부 질환, 소화장애, 시력 보호, 고관절 질환 등 건강상의 문제를 기준으로 나누기도 한다. 또한 사료 알갱이의 모양은 치아와 구강 형태에 따라 펠릿, 둥근 알갱이, 작은 삼각 모양, 씹어 먹는 큰 바이트 등이 있으며 수유와 치료를 위한 이유식과 습식 사료 형태가 있다.
대부분의 동물 사료는 성장 시기별로 필요한 필수 단백질을 충족하기 위해 조단백질의 종류와 함량에 신경을 쓰는데 식/동물성 단백질의 선택과 조단백질의 함량비는 강아지들의 배변 상태에 따라 조절해야 하는 중요한 항목이다.
이외에도 피부와 모질 향상을 위해 섭취하는 인, 치아 관리를 위해 사용하는 자일리톨 등 강아지가 섭취하는 것에는 수도 없이 많은 종류와 분류가 있다. 이 장황한 설명을 한 이유는 오늘 소개할 책의 내용이 이와 유사한 면이 있어서이다.
바로 바퀴벌레에 관한 이야기이다.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고 끔찍하게 생각하는 대상을 꼽으라면, 많은 이들의 머리에 떠오르는 것이 이놈일 것이다.
바퀴벌레 연구가 야나기사와는 이토록 혐오하는 바퀴벌레와 사랑에 빠져 이를 연구하고 우리가 모르는 바퀴벌레만의 고유한 습성을 확인하였다. 이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연구 내용과 결과를 알기 쉽게 전하고 있다.
내가 책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은 바로 바퀴벌레가 생태계에서 ‘분해자’ 역할을 맡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의 관심에서 벗어난 대상이기에 다양한 오해와 편견이 있지만 이를 자세히 살피다 보면 그 참모습을 알게 된다.
우리는 이런 애정 어린 연구 결과를 통해 삶의 질을 발전시켰고 또 다른 연구의 마중물로 삼았다. 세상의 많은 것은 이렇게 발견되고 진보하였다. 누구에게도 관심받지 못한 대상이지만 인간의 탐구를 통해 세상 밖으로 나와 빛을 보게 된다.
바퀴벌레에 대한 인식의 전환은 매우 참신했다.
그리고 누군가는 자신의 분야에 열정을 바쳐 성공의 길을 열어간다는 사실도 상기하였다.
이 책은 바퀴벌레가 궁금했던 사람들에게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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