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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페스트(LA PESTE) – 알베르 카뮈 /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by 박종인입니다. 2020.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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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의 공포와 그 대응에 자부심이 공존하는 2020년,

1940년대로 돌아가 전염병의 해법을 찾아볼 수 있는 기발할 방책이 있어 소개한다.

 

1940년대 알제리의 한적한 도시, 오랑(Oran)에서 쥐들이 죽는 소동이 발생한다. 대다수가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만 한 명의 의사(리외)만은 이를 페스트의 전조로 인식한다. 결국 한 의사의 직감은 현실이 되고 시는 봉쇄된다. 도시에 갇히게 된 사람들은 외부와의 접촉이 차단되면서 공포에 휩싸인다.

 

취재차 왔다가 봉쇄조치에 의해 도시를 떠날 수 없는 된 기자 랑베르는 리외를 찾아가 자신은 이 도시와 관련이 없는 사람이므로 이곳을 벗어날 수 있도록 건강진단서를 발행해 달라 하지만 리외는 이를 거절한다. 이에 랑베르는 밀수업자 코타르를 포섭하여 밀항을 계획한다.

 

페스트 환자가 급속히 늘어남에 따라 외지인 출신, 타루라는 인물은 리외와 함께 보건 조직을 결성하게 되는데 과거 검사 아버지의 사형 구형이 인간에 대한 살인행위라고 생각하고 이를 막지 못한 자책으로 페스트의 희생자만은 반드시 구하겠다는 결심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이때 시청 공무원인 조제프 그랑도 보건대 활동에 참여하며 리외의 보조역할을 수행한다. 이런 와중에 성직자인 파늘루 신부는 페스트란 재앙이 인간의 타락에 대한 신의 징벌이며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오로지 하나님의 뜻에 순응하는 것뿐이라고 전파한다.

 

여름의 더위가 시작되면서 페스트는 더욱 극성을 부리고 랑베르는 도시의 탈출이 여의치 않자 보건대 활동에 동참하게 된다. 그러나 얼마 후 기자 랑베르는 이 지옥을 탈출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되지만 리외의 아내가 자신의 애인처럼 오랑시 밖에서 병마와 싸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탈출을 포기하고 오랑시에 남기로 결심한다.

 

그러던 어느 날 오랑시 판사 오통의 어린 아들이 페스트로 사망하게 되는데 리외는 파늘누 신부에게 어린아이의 죽음 역시 하나님의 징벌이냐는 원망 섞인 언쟁을 벌이게 된다. 파늘루 신부는 뚜렷한 답을 주기 못하지만 그날의 설교부터 ‘여러분’ 대신에 ‘우리들’이라는 말을 사용하며 온전히 신의 뜻을 알 순 없지만 끝까지 병마와 맞서 싸워야 한다고 전파하면서 보건대에 합류하여 인간적 활동을 전개한다. 그러나 얼마 후 페스트로 추정되는 알 수 없는 병명으로 죽음을 맞이한다.

 

끝이 보이지 않는 절망감 속에 보건대 활동은 피로의 가중을 불러왔고 결국 시청 공무원인 그랑이 페스트에 감염되고 만다. 그러나 다행히 리외의 각별한 보살핌과 혈청의 도움으로 기적처럼 목숨을 건지게 된다. 이렇게 각자의 위치에서 활동은 계속되었고, 겨울을 맞이할 즈음에는 페스트의 기세가 조금씩 수그러들게 되었다. 자취를 감췄던 쥐들이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 오랑 시민들은 점차 흑색 도시에서 벗어나고 있었다.

 

그러나 생존의 축배를 들기 직전, 리외는 함께 보건대를 조직한 타루와 간병조차 제대로 해주지 못한 아내를 하늘나라로 보내게 된다.

 

봄이 되면서 오랑시는 페스트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었고 행복의 순간은 찾아왔다. 반면 그 시점 밀수업자 코타르는 사람들에게 총질을 하다가 경찰에게 체포된다. 페스트 정국이 시작되기 전 코타르는 사회 부적응자로서 자살을 기도하다가 리외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질 수 있었고 페스트 정국에서는 불법행위로 권세를 누리다가 다시 평화로운 시기를 맞이하면서 사회를 대상으로 적대적 행위를 하는 전형적인 아웃사이더였던 것이다.

 

페스트의 종식의 바라보던 리외는 페스트균은 결코 죽거나 소멸하지 않으며 그 균은 수십 년 동안, 가구나 옷들 속에서 잠든 채 머물 수도 있고, 방이나 지하실, 여행용 가방이나 손수건, 그리고 서류 뭉치 같은 것들 속에서 끈기 있게 기다리다가 아마도 언젠가는 인간들에게 불행과 교훈을 가져다주기 위해서, 페스트가 또 쥐들을 깨워 어느 행복한 도시로 보낸 후 거기서 죽게 할 날이 올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며 글을 마무리한다.

 

글을 읽으면서 ‘지금의 코로나 정국과 어찌 이처럼 똑같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위대한 작가 카뮈가 우리 시대에 해법으로 남겨준 교훈은 각자의 위치에서 ‘연대’하여 ‘성실’히 임하라는 것이다.

 

작가는 페스트균이 여전히 우리 주의를 맴돌고 있다고 한다. 인간이 페스트의 교훈을 필요할 때면 언제든지 쥐를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

지금의 코로나 정국에서 이보다 더 중요한 선대의 가르침이 있을까,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지금, 꼭 읽어봐야 할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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