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의 현자로 칭송받는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역작을 접하게 된 것은 책의 제목이 순간적으로 마음에 와 닿아서였다. 돈의 필요에 언제나 갈증을 느끼는 현대인으로서 돈을 사랑하면서도 그 사랑을 항상 의심하는 애증의 감정을 다시금 발견하게 되었다.
저자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1906년 헝가리에서 태어나 파리에서 청년시절을 보냈다. 18세에 처음으로 증권투자를 시작해 두 세대에 걸쳐 독일 증권시장의 우상으로 군림하였다.
총 14권의 책을 저술하였고 박학다식하며 유머가 넘치는 칼럼니스트이자 만담가로 알려져 있다. 이 책은 그의 나이 93세에 집필한 투자 인생의 결산서로써 유럽 증권계의 위대한 유산으로 평가받는다.
저자는 백만장자란 자기 자본을 가지고 자기가 원하는 바를 행하는데 있어 그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으며 애써 자기와 맞지 않는 것에 맞추어 가며 살아가야 하는 불편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또한 이런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 돈의 힘이며 매력이라고 이야기한다.
마치 동물원의 동물과 같이 주식시장도 중개인, 머니 매니저, 금융자본가, 차익거래자, 단기 투자자, 장기투자자, 순종 투자자 등으로 이루어진다. 이 구성원들은 각자의 직업적 특성, 투자의 성격, 원하는 바를 가지고 있다. 이 중에서도 주식시장의 마라토너에 해당하는 장기투자자가 모든 주식 거래 중 최고의 결과를 내는 사람이며 이 방법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한다. 이러한 결과를 얻기까지 수차례의 파산을 경험한 저자는 ‘경험’이야말로 최고의 자산임을 잊지 말라고 강조한다.
다음은 투자 대상이다. 채권, 외환, 선물, 원자재, 유가물, 부동산 등의 내용을 몇몇의 사건과 자신의 경험을 설명한다.
80여 년을 ‘증권 인생’으로 살아온 코스톨라니는 주식 투자 외에도 채권에서도 큰 수익을 얻었으며 외환, 원자재에도 적극 투자했다. 그대도 여전히 주식에 무게감을 두고 투자 대상에 대한 설명을 이어 간다.
저자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최고 동력원은 역시 주식시장이라고 말한다. 다음의 예로 이들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 한 남자가 개를 데리고 산책을 한다. 보통 개들이 그렇듯 주인보다 앞서 달려가다가 주인을 돌아본다. 그리고 다시 앞으로 달려가다가 자기가 주인보다 많이 달려온 것을 보곤 다시 주인에게로 돌아간다. 그렇게 둘은 산책을 하면서 같은 목표에 도달하게 된다. 주인이 1km를 걷는 이 개는 앞서가다 돌아오기를 반복하면서 약 4km 걷게 된다. 여기서 주인은 경제이고 개는 증권시장이다.”
주가의 흐름은 무엇보다도 주식을 내놓는 매도자가 주식을 사들이는 매수자보다 더 급박함을 느끼는가 안 느끼는가에 달려 있다. 저자는 주식시장의 이런 변덕에 대해 항상 냉정함을 유지하고, 왜 이렇게 변덕스러운지에 대해 논리적 설명도 찾으려고 하지 말라고 역설한다. 그것은 마치 날씨와도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히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중장기적 요소들은 있다. 예를 들어 평화적 국면, 경제 발전 방향, 조세정책 등이 장기적 요소들이며 여기에 추세를 형성하는 돈과 심리는 경기 변동, 인플레이션, 금리, 채권의 이자율 등과 함께 대중의 심리를 움직이는 중기적 요소로 평가되고 있다.
주식투자자를 크게 부화뇌동파와 소신파로 분류한 저자는 소신파가 되기 위한 네 가지 요소로 돈(Geld), 생각(Gedanken), 인내(Geduld), 행운(Gluck)을 설명한다.
이외에도 투자시장의 장기 변동을 강세장과 약세장으로 구분하여 상승 운동과 하강 운동의 여러 국면으로 표현한 ‘코스톨라니의 달걀’을 설명하였고 어떤 주식에 투자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저자의 의견을 소개한다.
저자는 증권 거래에 대해 이해하고 어느 정도 통달하려면 수업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한다. 투자자들이 페스트보다 더 두려워할 것은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잃어버린 돈을 찾고자 하는 무모한 행동이며 만약 손실을 보았다면 즉시 받아들이고 다시 제로에서 시작할 각오를 가져한 다고 당부한다.
돈,
뜨겁게 사랑하지만 코스톨라니의 조언대로
냉정하고 차갑게 다루려면 훈련이 필요하겠다.
(80년의 투자인생이 녹아져 있다는 말에 겁을 먹었지만)
무겁지 않고 쉽게 읽히는 책이다.
주식투자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일독을 권해본다.
(*투자자를 위한 10가지 권고 사항과 10가지 금기 사항)
'독후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1 – 최사장 / 시장의 자율과 정부의 개입이 만들어낸 인류사 (0) | 2020.05.21 |
---|---|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제로 – 채사장 지음 / 지혜를 찾아 138억 년을 달리는 시간 여행서 (0) | 2020.05.21 |
페스트(LA PESTE) – 알베르 카뮈 /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0) | 2020.05.21 |
읽고 쓴다는 것, 그 거룩함과 통쾌함에 대하여 – 고미숙 / 양생과 구도, 그리고 밥벌이로서의 글쓰기 (0) | 2020.05.21 |
죽음에 이르는 병 - 키에르케고르 / 절망, 인감임을 증명하는 단서 (0) | 2020.05.1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