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는 무엇이며 왜 트렌드를 읽어야 하나?
책을 읽고 나에게 던진 질문이다. 서너 시간의 생각 끝에 내린 결론이다. 트렌드의 탐구는 나에게 “발달한 운동신경”과 같다. 운동신경이 발달했다는 것은 상대의 동작을 미리 예측하고 대응하는 능력일 것이다. 아마도 트렌드 분석을 자기화하는 이유는 상대가 있는 스포츠 경기에서 이기고 싶은 욕구와 흡사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었으며 1부에서는 트렌드 용어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구분을, 2부에서는 적극적으로 트렌드 읽는 방법을 소개한다. 마지막 3부에서는 트렌드를 비즈니스로 만들어 가기 위해 분석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책의 저자 김선주와 안현정은 경영학을 전공하고 현재 트렌드 전문 컨설턴트로 활동 중이다. 두 사람의 공저로 <트렌드 와칭>, <마켓센싱하라>, <트렌드 코드에서 비즈니스 기회 찾기> 가 있다.
세계는 2020년을 기점으로 BC(Before Corona)와 AC(After Corona)로 나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우리 일상의 가치관과 생활습관의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였다. 그 대표적인 것이 ‘비접촉’이란 키워드로 대변되는 온라인 구매, 재택근무, 화상 회의, 온라인 교육, 원격 의료 등이다. 과거부터 계속 진행되어 오기는 했지만 이번 코로나 확산을 통해서 실생활에 적용되는 상황에 ‘이제는 현실로 다가왔구나’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와 같은 것들이 ‘트렌드’이다. 이제부터 트렌드에 대한 의미와 읽는 방법, 그리고 이를 비즈니스에 접목시키는 방법을 소개해 볼까 한다.
트렌드의 의의
먼저 트렌드의 정의와 그 유형을 살펴보면, 트렌드란 5에서 10년 정도의 기간에 걸친 성장, 정체, 후퇴 등의 변동 경향을 의미한다. ‘흑당’과 같이 1~2년 정도의 짧은 트렌드를 우리는 패드(FAD : For A Day)라고 하며 ‘피규어 수집’처럼 사회 전반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일부 사람들에게만 나타나는 현상을 마이크로트렌드(Microtrends)라고 한다. 반면 경향을 동조하는 사람들의 범위가 일반 트렌드보다 더 넓고 글로벌해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시간이 10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메가트렌드(Megatrends)라고 하며 트렌드의 지속 시간이나 범위를 달리하여 특정 영역에서만 관찰되는 소비 트렌드, 기술 트렌드, 경제 트렌드, 제품 트렌드 등 역시 트렌드를 구분하는 방법 중 하나이다.
비즈니스 차원에서 트렌드를 어떻게 정의하느냐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트렌드의 정의에 따라 대응 방향은 달라지기 때문에 유행의 기간을 잘못 판단할 경우 설비 등 거액의 투자가 물거품이 될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트렌드를 잘 파악해서 지금 하는 일을 더 잘하고 싶고, 트렌드를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엿보고 싶다면 이것이 트렌드인지 패드인지 마이크로트렌드인지 혹은 다른 모습의 트렌드인지 재빨리 파악하여야 한다. 이것이 트렌드를 읽는 첫 번째 습관이다.
트렌드를 비즈니스에 이용하고 싶다면 트렌드의 반작용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모두가 트렌드를 쫓을 때 오히려 반대 방향에 관심을 가진다면 남들이 보지 못하는 비즈니스 기회를 찾을 수 있다. 디지털의 가속화 속에서 아날로그로의 회귀를 나타내는 ‘디지털 디톡스’나 외모에 집착하는 현상을 거부하는 ‘탈코르셋’ 등은 그 좋은 예이다. 역 트렌드를 이용하여 성공할 수 있는 최적의 타이밍은 기존 트렌드가 어느 정도 진행되고 거기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서 일종의 피로감이 쌓일 때이다.
트렌드는 보통 생성기, 성장기, 성숙기를 거쳐 쇠퇴기를 맞이한다. 각 시기마다의 특징을 살펴 그 트렌드가 생성, 성숙, 쇠퇴의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 탐구하여야 한다. 그리고 현재뿐만 아니라 지금까지의 변화 과정과 앞으로의 변화 방향까지도 예측하는 습관을 가져봄으로써 트렌드 읽기 역량을 향상해야 한다.
어떤 트렌드는 발생함과 동시에 빠르게 확산되며 전 산업과 우리 삶에 영향을 주는가 하면, 또 어떤 트렌드는 장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어떤 계기로 폭발적으로 확산되는 되는 경우가 있다. 이처럼 트렌드를 폭발적으로 성장시키는 환경 요인을 트리거(Trigger)라 하고, 트렌드를 정체시키는 환경 요인을 배리어(Barrier)라 한다. 일상에서 주목할 만한 트렌드를 만났다면 해당 트렌드의 트리거와 배리어를 함께 생각하는 습관을 지녀야 한다. 이런 사고는 트렌드를 읽고 예측하는데 유용한 습관이 된다.
트렌드를 읽는 12가지 습관
1. 거리의 전반적인 분위기, 오가는 사람들, 각종 매장의 변화 등을 주의 깊게 살피되 주로 사람, 상품(아이템), 매장을 대상으로 요소별 관찰 방법을 적용하여 본다.(예, 명동 거리)
2. 익숙한 장소보다는 사람들이 몰리는 거리나 요즘 뜨는 ‘핫 플레이스’를 이용하여 요즘 유행하는 아이템과 트렌디한 분위기를 경험한다.(예, 이태원 비건 식당)
3. 오늘 집을 나서기 전 하나의 관찰 포인트를 정하고서 주변을 살펴보자. 이렇게 매일 관찰 포인트를 바꿔보면 빠르게 변화를 감지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예, 빨간색이 들어간 제품 관찰하기)
4. 전시회나 박람회는 기본 성격 자체가 새로운 것을 보여주기 위한 공간으로, 트렌드를 읽기에 적절한 곳이라 할 수 있다. (예, 세계 3대 IT박람회, CES, IFA, MWC)
5. 사람들이 무엇에 아쉬움을 느끼고 있는지, 구체적인 사업 아이디어를 얻는데 서점만큼 좋은 장소는 없다.
6. 사람들이 생활하는 집을 방문해서 사람들의 생활 모습, 라이프 스타일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는 조사방법을 권한다. (Home Visiting)
7. 타인과의 소소한 대화 속에서 트렌드를 잘 읽으려면 경청하는 습관, 육하원칙에 따른 질문, 사람들의 표정과 행동을 관찰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8.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통해 그들의 가치관과 관심의 차이를 이해하는 노력을 다한다. (예, 독서모임)
9. 얼리어답터들은 트렌드가 형성되기 전부터 뜰 만한 것들을 빨리 캐치하고 이를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함으로 트렌드를 키우는 집단이다. 이들과의 교류는 다가올 트렌드를 예측하는데 큰 이로움이 된다. (예, 플래그쉽 스토어)
10. SNS 인플루언서들의 계정을 팔로잉해서 트렌디한 정보를 얻는다. (예, 썸트렌드, 녹스인플루언서, 빅풋)
11. RSS 설정을 이용하여 뉴스 구독 서비스를 활용한다. (예, 구글 알리미, 플립보드, 잔디, 디그)
12. 트렌드 관련 서적들을 탐독하고 재분석한다. (예, 트렌드헌터, 트렌드와칭)
트렌드를 비즈니스로 연결하기
트렌드 속에 담긴 의미를 찾아내고 내가 하는 일에 적용하는 과정(주관화)을 통해 트렌드의 원인, 변화 과정, 성공 사례들을 연결하려는 노력에 집중해야 한다. 이때 키워드적 해석에만 매몰되지 말고 과감한 실행으로 경쟁에서 살아남을 방법을 간구해야 한다. 다른 산업에서 적용하였던 케이스(예, 도요다와 브랜드 will)를 활용하여 단순히 일상의 트렌드를 읽는대만 그치지 않고 과제를 해결하려는 적극적인 상황을 설정하여야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결과를 이용하여 조직이나 투자자를 설득하고 실질적 비즈니스 실행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집중력을 가져야 한다.
트렌드를 읽고 산업에 적용시키는 일은 특별한 전문가의 영역으로만 여겼다. 그러나 나 스스로도 작은 습관들을 통해 트렌드를 분류하고 파악한다면 누구나 자신의 비즈니스에 트렌드를 접목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지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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