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중년의 한 투자자가 본인의 전재산 10억을 부실채권거래업자인 나에게 투자한다고 하면 어떠한 책임감을 가져야 할까?
나의 투자선택은 이익을 발생시켜 투자자에게 배분되거나 혹은 손실을 발생시켜 투자원금조차 지키지 못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
이익은 함께 나누지만 손실은 언제나 투자자의 몫으로 돌아간다. 물론 투자자도 투자시점에 이러한 리스크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투자하겠지만 투자자는 자신의 결정에 손실이라는 책임을 지게 되는데 투자금을 운용한 나는 어떠한 책임을 져야 할까?
"페르시아의 부패한 판관 시삼네스의 일화에 의하면, 시삼네스가 부당한 판결을 내렸음을 알게 된 캄비세스 왕이 그를 잡아다 산 채로 가죽을 벗기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리고 왕은 그의 가죽으로 의자를 만들게 하고 , 시삼네스의 아들을 새로운 판관으로 임명해서 그 의자에 앉아 판결을 내리도록 했다." (p80)
매우 잔인한 듯하지만, 책임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해 주는 일화이다.
“선택과 책임”이란 고민에 대하여 저자는 아래의 내용으로 나에게 대답해 주는 듯 하다.
도덕적으로 안정 되며 능력 있는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서는 ‘행동과 책임의 균형’을 가져야 한다. 자신의 큰 재산을 판돈으로 걸고 게임에 참여하면 그 누구도 자만하거나 의미 없는 훈수는 두지 않을 것이며, 따라서 말하는 사람이 행동할 것이고, 행동하는 사람만이 말할 것이다.
이러한 책임의식을 가졌다면 다음으로는 파멸을 유발하는 극단적인(테일) 리스크를 피해 어떠한 험난한 상황에서도 우선 살아남아야 한다. 생존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아무리 큰 이익도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우선순위의 논리에서 총체적인 파멸 가능성을 철저하게 회피하는 것 자체가 진짜 합리성이다.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것(자)들’의 지혜로부터 교훈을 얻어 진짜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우리의 판단이 옳았는지 여부는 오직 ‘시간’이 말해 준다. 여러 가지 위험에 노출됐는데도 살아남은 것들은 그만한 이유가 있게 마련이며 이렇게 시간이 흐른 뒤에 생존한 사상, 책, 기술, 절차, 기관, 정체 체계 등은 최소한 가짜는 아닌 것이다. (린디효과)
이익을 원하는 만큼 결과에 책임을 지며, 망할 정도의 리스크는 피해가고 반복되는 경험과 실수 통해 좋은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이것이 생존 능력이며 투자자에 대한 최고의 책임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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