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동기는 ‘즐거움’이다.
비록 과정이 즐겁지 못하더라도 궁극의 목적이 즐거움이라면 넉넉히 과정을 인내할 수 있다.
보통 ‘이기적 인간’이란 말에는 쾌락을 쫓는 치우친 본능을 담고 있다. 그러나 모든 생명체의 성장 과정이 이기적임을 인식한다면 이는 매우 정당한 표현이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프로이드는 인간의 주요 동기가 쾌락임을 주장하였고 ‘이기적 유전자’ 이론을 주창한 리처드 도킨스 역시 개체의 이타적 행동마저 유전자 차원의 이기심에 기인한다고 설명하였다. 결국 이타적이란 의미마저 그 꼬리를 물고 들어가 보면 자신의 만족을 위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 소개할 책에는 새로운 삶의 동기가 등장한다.
그것은 바로, 의미(Meaning)이다.
<죽음의 수용소에서>의 저자 빅터 프랭클는 1905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나 프로이드의 정신 분석학과 아들러의 심리학을 이은 정신 요법 제3학파을 창시하였다. 무엇보다 나치의 강제 수용소에서 겪은 경험을 통해 죽음 속에서 자아를 성찰하고, 인간의 존엄성의 위해함을 몸소 체험하였다.
프랭클의 주장에 따르면 인간은 단순히 쾌락이나 권력을 추구하는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삶에서 의미를 찾고자 하는 존재라 말한다. 대표적으로 아래의 3가지 방법을 통해 ‘의미’를 찾아가는데,
- 무언가를 창작하거나 일을 함으로써 의미를 찾는 것(창조적 가치 실현),
- 자연, 문화, 사랑 등을 경험함으로써 의미를 찾는 것(경험적 가치 실현),
- 피할 수 없는 고통이나 운명 앞에서 취하는 태도를 통해 의미를 찾는 것(태도적 가치 실현)
“그 진리란 인간에게 모든 것을 빼앗아 갈 수 있어도 단 한 가지, 마지막 남은 인간의 자유,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의 태도를 결정하고 자기 자신의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만은 빼앗아 갈 수 없다는 것이다.” (책 108쪽)
“인간의 정신 사태 - 용기와 희망 혹은 그것의 상실 - 와 육체의 면역력이 얼마나 밀접한 연관이 있는지 아는 사람은 희망과 용기의 갑작스런 상실이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지 이해할 것이다.” (책 122쪽)
“각각의 개인을 구별하고, 존재의 의미를 부여하는 이런 독자성과 유일성은 인간에 대한 사랑처럼 창조적긴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 세상에 자신의 존재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일단 깨닫게 되면, 생존에 대한 책임과 그것을 계속 지쳐야 한다는 책임이 아주 중요한 의미로 부각된다.” (책 128쪽)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옳지 못한 짓을 했다 하더라도 자기가 그들에게 옳지 못한 짓을 할 권리는 어느 누구에게도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일깨워 주어야 한다.” (책 142쪽)
다시 한 번 프랭클의 주장의 요약하면 이렇다.
- 삶의 의미는 개별적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르며, 이를 찾지 못할 때 인간은 공허해 진다.
- 자신이 처한 환경이 아무리 나쁘더라도 그 속에서 의미를 찾을 자유를 가지며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진다.
- 삶의 의미를 승화시켜 ‘대의’를 쫓을 때 그 깊이는 배가 된다.
각자가 짊어진 들보의 무게가 다르기에, 비교 대상이 아니겠지만 최소한 나는 프랭클보다 좋은 환경에 살고 있다. 그리고 시련을 통해 일찍이, 내 이름 석 자에 삶의 의미를 부여하였다.
결국 남는 것은, 인생의 기로에 설 때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인데, 그리 대의적이지 못하므로 깊이를 더할 수 없겠지만 즐거움을 추구하는 쾌락주의자로 살아가고 싶다.
.
.
살아 있음에 감사한다.
(책을 읽어보면 여러분도 똑같은 생각이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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