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코인 시장이 들썩거린다.
지난 2021년 말 비트코인이 8천만 원을 기록할 때, 극도의 FOMO(Fear Of Missing Out : 자신만 뒤처지거나 소외되는 두려움)를 느끼면서 코인 시장에 진입하였다.
언제나 그렇듯 나의 매입 시점은 하락의 출발점이었다.
하락은 1년간 지속되었다. 2023년 1월에 들어서면서 상승은 시작되었고, 긴 세월 끝에 비트코인은 1억 시대를 맞이하였다.
고점에 물려 부득이 기다림의 시간을 가졌던 나는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수개월 전부터 매일 적은 돈으로 비트코인을 사 모았다. 비록 소액 투자라 수익금은 작지만, 지금 같은 조정 구간에서도 하락의 공포를 견딜 만큼 힘이 되고 있다.
비트코인의 시절을 맞이하여,
투자심리에 남다른 통찰을 가진 모건 하우절의 신작 소식을 듣고 바로 구입하여 책장을 펼쳤다. 저자가 주장하는 <절대 변하지 않을 23가지>를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과거와 미래의 싱크로율, 기대치와 행복의 관계, 확률과 확실성, 스토리의 힘, 측정할 수 없는 힘, 속도의 의미, 고통에 발휘되는 집중력, 좋은 것은 오랜 시간이 걸리고 나쁜 것은 순식간에 발생한다, 사소함의 축적, 낙관과 비관의 공존, 완벽함의 함정, 모든 과정은 원래 힘들다, 이쁜 것이 좋은 것은 아니다, 인센티브의 힘, 경험의 필요성, 장기전략과 고통, 단순함, 상처와 흉터
책을 읽으면서 ‘유래카!’ 를 외친 주제가 있다. 바로 Chapter 12에서 소개한 ‘사소한 것과 거대한 결과(Tiny and Magnificent)’가 그것이다. 사소함이 겹겹이 쌓여 만들어 내는 거대한 결과를 설명하는 것으로, 투자 시장에 불변의 법칙이 존재한다면, 난 주저 없이 이것을 최고의 법칙으로 뽑을 것이다.
“2010년 예일대학교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만이 증가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는 꼭 식사할 때 밥을 많이 먹기 때문이 아니다. 살이 찌는 것은 적은 양의 간식을 너무 자주 먹기 때문이다.” (책 229쪽)
오랜 시간 누적된 사소함은 긍정적인 모습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형태로도 확인된다. 1929년에 그 누구도 대공항이 닥치리라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당시 주식 시장은 고평가돼 있었고, 부동산 시장은 과열돼 있었다. 농업은 침체하여 낮은 생산량을 기록했다. 전부 당시에 관찰되었던 사소한(?) 문제였다. 이것들을 따로 놓고 보면 사실 엄청난 문제는 아니었다.
그러나 사소한 리스크가 동시에 터지면서 더 이상 통제할 수 없는 대공항의 촉매제가 되었다. 러-우 전쟁이 그랬고, 코로나 팬데믹이 그랬다.
사소함의 확장성이 가져올 결과를 믿는다면, 지금 내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답을 찾을 수 있다.
“대부분의 재앙은 일련의 작은 리스크(각각은 별것 아니라고 무시하기 쉽다)가 쌓이고 증폭되어 거대한 뭔가로 변할 때 일어난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놀라운 성공이나 성취도 작고 하찮은 뭔가가 쌓여 특별한 것으로 변할 때 일어난다.” (책 229쪽)
안타깝게도 이런 주제는 책만으로 인식하기 어렵다. 수백 권의 책을 읽는다 해도 사소함이 만들어 낸 강력함(공포)의 경험이 더해져야만 온전히 이를 이해할 수 있다. 그럼에도 독서는 가장 강력한 간접 경험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ㅇㅇㅇ의 법칙’을 다룬 책에 싫증을 느끼면서도 다시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저자 모건 하우절의 전작 <돈의 심리학>에 큰 감명을 받아서였다.
아마도 책에 소개되는 각각의 주제를 경험한 사람이라면 저자가 왜 이를 불변의 법칙(Same as ever)이라 부르는지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처럼 하락 공포감이 몰려올 때나, 자신감이 선을 넘을 때, 꺼내서 읽어 볼 책이다.
지금까지 잘 해왔다.
사소함의 힘을 믿고, 남은 200여 일 동안 꾸준히 모아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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