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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일생의 독서계획 - 클립톤 파디먼 지음, 김주영 옮김 / 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

by 박종인입니다. 2024.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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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

 

책을 선택하는 기준은 각자가 다를 것이다. 나는 많은 사람이 읽고, 소개하며, 권하는 책을 고른다. 많은 이가 읽었다는 것은, 그만큼 재미있고 의미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유년 시절, 책장에 진열돼 있던 세계문학전집 덕분에 한글로 표기된 외국 저자의 이름에 흥미를 느꼈다. 물론 책장을 펼치는 일은 없었지만, 책 옆면에 인쇄된 제목과 저자는 거의 눈감고 외울 정도로 익숙했었다.

 

학창 시절에는 신본과 인본주의의 갈등을 겪으며 성서와 종교 서적에 매몰되어 편중된 독서를 하였다. 지금 돌이켜보면 너무 아쉬운 행동이었다.

 

그렇게 나는 성인이 돼서야 독서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책 속의 문장이 도끼처럼 내 생각을 쪼개고 부수었다. 헌 것이 겉치고 새것이 쌓이는 느낌, 어제의 나보다 발전하는 기분, 무지의 지를 깨달았다고 할까, 더 많은 책을 읽고 싶다는 욕심이 꿈틀거린 것은 서른을 넘어서였다.

 

세상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책이 있고, 인간의 시간은 유한하다. 따라서 인간의 삶으로 세상의 지식을 담겠다는 것은 과욕이며 허세이다. 그러니 선택해야 한다. 지적 욕심을 가졌던 선인들은 나름의 이유로 책을 선별하였고, 그 깨달음은 기록으로, 구전으로 우리에게 전해졌다. 우리는 이를 통상 고전이라 부른다.

 

오늘 소개할 <일생의 독서계획>은 독서가가 가질 이러한 고민을 해결해주는 책 소개서이다. 저자는 시대와 장르별로 구분하여 책을 선정하였고 작가가 그 책을 쓰게 된 배경을 소개한다. 이는 소개팅 주선자에게 듣는 상대의 이야기처럼 작가의 글을 기대하게 한다. 몇 줄 안 되는 짧은 소개임에도 이를 읽고 나면 이 책을 읽고 싶다는 욕구가 생긴다.

 

<파우스트> 괴테 저

괴테는 마지막 만능의 천재라고 일컬어지고 있다. 그는 모든 것에 통한 보편적인 인간이고, 이러한 만능의 인간은 이젠 존재하지 않고 그러한 사람을 잃은 것이 우리들을 불행으로 이끌었는지도 모른다. 이 거인은 화려하고 행복한 생애를 보냈다. 그는 수많은 연애를 경험하였다. 그는 또 모든 가능한 형식을 시도하고 때로는 훌륭하고 지루하기 만한 작품을 썼다. (중략) 그는 어떤 때에도 복잡한 역사적 과거와 헤아릴 수 없는 미래의 가능성을 동시에 지닌 존재이다. 성장, 변화, 행동, 세계의 정복, 이해 등에 대한 생애를 통한 괴테를 살펴보면, 괴테야말로 주요한 현대 서가의 생활감정을 대표하고 있는 전형적인 파우스트였다. (51)

 

책에서 소개하는 책들만이 정답은 아니다. 다수의 선택을 받지 못한 책 역시 무궁한 가치가 있음을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선택이 어렵다거나, 도움이 필요하다면 이러한 독서 안내서는 매우 유용할 것이다.

 

정확한 이름을 기억할 수 없지만 국내 어느 유명 작가의 메시지가 기억난다. “자신의 책이 달을 가르치는 손가락의 역할이길 바란다.” 분명 <일생의 독서계획>도 이 말이 어울리는 책이다. 구매한 지 이십여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독서의 길라잡이가 되어 주는 책이다.

 

책의 부록으로 국내 유수 기관이 선정한 도서 목록이 기록돼 있다. 현재 태학당에선 절판되었고 연암서가에서 <평생독서계획>으로 개정판이 판매되고 있다. 독서가를 꿈꾸는 많은 이에게 참고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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