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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모성 -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진환 옮김 / 자신이 갈구했던 것을 자식에게 주고 싶은 마음

by 박종인입니다. 2023.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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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낳고부터 내 불행은 시작됐어!”

사랑받고 싶은 딸과 외면하는 엄마,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이 절대적이란 생각은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

 

책을 읽고 모성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았다. 이타심의 본질이 이기심이라 믿는 나에게 모성은 자기 유전자를 안전하게 후대에 전달하려는 자질과 태도로 여겨진다.

 

책에 그려진 할머니 엄마 딸의 관계 역시 기저에 인간의 이기심이 자리 잡고 있다는 생각을 멈출 수 없다.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두 사람의 입장이 되어 아래와 같은 생각을 해 보았다.

 

(화자)의 입장

태풍 예보에 정전을 염려해 초를 사 왔다. 그런데 그것이 예상치 못한 화재로 이어지고 친정엄마와 딸아이가 쓰러진 장롱에 깔리게 되었다. 엄마는 이 상황에서도 자신보다 손녀를 구하라고 하신다. 이때 난 엄마와 자식 중 누구를 먼저 구해야 했을까?

 

(갈등하는 나를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손녀를 구하게 한 엄마가 떠오를 때마다) 자신이 초를 사 오지 않았다면, 엄마에게 와달라고 하지 않았더라면, 하는 자책이 든다. 더 고통스러운 것은 딸 때문에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원망으로 딸이 미워지는 것이다.

 

딸은 시누이의 아들을 질투한다. 아마 엄마를 빼앗겼다는 생각 때문이리라. 그날도 밖으로 나가자고 떼쓰는 게 미워, 딸은 배속에 태어날 동생을 핑계로 시누이의 아들을 자극했다. 그렇게 울고 도망치는 아이를 쫓으려다 그만, 손꼽아 기다리던 뱃속의 둘째를 잃고 말았다.

 

딸아이가 아들이었다면 시부모님이 나를 가족으로 받아들였을 텐데,

 

엄마가 보고 싶다.”

 

딸의 입장

엄마의 시선, 손길에서 애정이 느껴지지 않는다. 고된 농사일과 시집살이로 나에게 쏟을 관심이 사라지는 것 같다. 엄마를 괴롭히는 할머니와 고모가 밉다. 엄마의 품이 그립다.

 

엄마는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보고 싶은가 보다. 나도 외할머니가 너무 그립다. 엄마의 절대적 지지자인 외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엄마의 행동이 달라졌다. 아마도 할머니의 빈자리가 엄마를 힘들게 하나 보다. 나라도 말 잘 듣는 착한 딸이 되어야겠다.

 

엄마의 유산(流産)은 내가 어린 사촌 동생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엄마에게 너무 미안하다.

 

오늘 아빠에게서 외할머니의 죽음이 화재로 인한 사고가 아니라, 사실은 나를 구하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을 듣게 되었다. 그동안 엄마가 나를 미워했던 것도 다 이것 때문이었다. 나 때문에 외할머니가 돌아가셨고 엄마는 엄마의 엄마를 잃고 말았다. 다 나 때문이다. 그때 할머니가 아니라 내가 죽었더라면, 죽고 싶다. 엄마의 얼굴을 볼 수 없다.

 

엄마에게 사랑받고 싶다.”

 

모성은 본능에 각인된 엄마의 자질이다. 그러나 엄마도 누군가의 딸이었다는 사실을 인식한다면 딸 때문에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원망과 딸을 향한 사랑의 충돌을 이해할 수 있고, 이를 바라보는 자식의 자책과 모순적 태도는 다분히 인간적인 행동임을 인정하게 된다.

시간은 흘러간다. 흘러가기 때문에 엄마에 대한 마음도 바뀌어 간다. 그럼에도 사랑을 갈구하는 존재가 딸이며, 자신이 갈구했던 것을 자식에게 주고 싶어 하는 마음이 바로 모성 아닐까.” (302)

 

꼭 읽어야 할 필독서로 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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