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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나는 논어를 만나 행복해졌다 - 판덩 지음, 이서연 옮김 / 메타인지와 임계점

by 박종인입니다. 2022.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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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논어를 만나 행복해졌다
수천 년 전의 책이 여전히 사랑을 받고 있다면 이는 단 한 가지 이유다. 여전히 책의 가치가 그 시대에 추앙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삶이 버겁고 고통스러울 때 많은 사람은 멘토가 될만한 인물의 처세와 지혜를 찾는다. 세상은 급속도로 변화를 맞이하며 극도의 편리함과 편안함을 제공하고 있지만 내면은 여전히 공허하고 허탈하다. 이 어지러운 시대에 우리는 다시금 옛 위인의 지혜를 탐색하게 된다. 그리고 그 정수가 바로 『논어』이다. 저자는 현재 4000만 명이 넘는 회원이 소속된 ‘판덩 독서회’의 리더다. 그가 동서양의 문화적 장벽을 허물고, 중국과 서양의 고전을 넘나들며, 현실 생활에 응용할 수 있도록 『논어』를 새롭게 해석했다. 책은 전편인 『나는 불안할 때 논어를 읽는다』, 『나를 살리는 논어 한마디』에 이어 논어 10편의 마무리 편인 ‘술이(述而) 편, 태백(泰伯) 편, 자한(子罕) 편’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술이 편은 마치 공자가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이야기하는 느낌이 들 만큼 공자 인생의 주요한 내용이 많이 담겨 있다. 공자들과 가장 친근하게 지냈던 제자들만이 간파할 수 있는 공자의 인간적인 모습도 볼 수 있는 재미가 있다. 태백 편은 오나라의 시조로서 공자가 고대의 성현인 태백을 칭송한 것으로 시작한다. 공자가 강조했던 예와 인, 효의 사상이 중심을 이루며 이를 바탕으로 덕행을 실천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또한 배움을 권장하고 몸가짐을 바르게 하여 인간의 길이 무엇인지 권고하는 글도 매력적이다. 마지막 자한 편에는 아주 오랜 기간부터 공자와 함께했던 의리의 제자들이 등장한다. 제자들의 입을 통해 공자의 인간적인 면모와 시대를 읽는 냉철한 시선,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진심어린 위로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동양철학의 거장인 도올 선생은 “『논어』의 핵심은 바로 「술이」와 「자한」이다.”라고 누누이 말할 정도로 이 책은 논어 내용 중 백미를 장식한다. 『논어』는 동양 최고의 고전으로 수많은 해석본이 출간되어 있지만 저자는 이 책에서 특별히 실생활에 응용할 수 있도록 『논어』를 친절하게 설명한다. 저자의 눈에 비친 논어는 단순히 옛사람들의 고리타분한 말이 아니다. 수천 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강한 울림을 주는 것은 삶의 본질이 바뀌지 않았기 때문임을 간파한 저자는 현시대에 맞게 『논어』를 재조명해 새로운 생명을 부여했다. 현대 과학에 근거한 이론으로 공자의 주장을 검증하고, 흥미 넘치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초등학생도 이해할 정도로 아주 친절하게 공자의 가르침을 전한다. 공자의 지혜와 처세를 오늘의 현실에 맞게 들려주는 이 책으로 우리 현대인들이 걱정하는 생활, 직장, 학습, 창업, 인간관계에서 맞닥뜨리는 삶의 거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판덩
출판
미디어숲
출판일
2023.01.10

 

나는 논어를 만나 심란해졌다.

 

안타깝게도 이번 독서에서는 껄끄러운 허들에 걸리고 말았다. 책을 읽고 미련의 잔상으로 남는 것은 메타인지와 임계점의 한계이다. 앎의 초석, 과거의 나보다 나아지는 법, 그 즐거움에 동참하는 것은, 올곧이 나를 알고, 나의 한계를 초월하려는 끈기가 수반되어야 한다는 점을 되새기게 되었다.

 

일반 대기압에서는 섭씨 100도에 이르기 전에는 물이 끓지 않는다. 99도와 100도 사이에 큰 차이, 바로 임계점이 가지는 놀라운 진리다. 임계점에 달한 물은 기화를 하면서 그 형태를 탈바꿈한다. 어떤 물질이 다른 형태로 변한다는 것은, 이렇듯 일정의 한계점까지 에너지가 더해져야 가능한 것이다.

 

인간도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지금의 생김새를 다른 모습으로 바꾸고 싶다면, 그만큼의 에너지를 자신의 가진 한계치 이상으로 투입해야 한다. 그 한계는 서로가 다르기에 나름의 노력이 필요하다. 가령 5분만 책을 읽어도 졸린 사람이라면 졸기 직전까지 책을 읽어보고 그 시간을 늘려나가는 방법처럼 말이다.

 

즐거움의 경지는 지금의 한계를 조금씩 극복하는 자신의 모습과 알아감이 결합하였을 때 나타나는 감정의 형태일 것이다. 그래서 논어를 만나 행복해졌다는 저자의 말은 더욱 분발하라는 질책으로 들렸다.

 

인상 깊었던 문구를 인용해보면,

 

덕을 닦지 않는 것, 학문을 전수하지 않는 것, 의로움을 듣고도 옮기지 않는 것, 선하지 않은 걸 고치지 못하는 것이 바로 나의 걱정거리이다!”

: 자기 자신을 상대방을 평가하듯 객관적으로 살펴봐야 내 안의 선하지 않은 부분들을 발견할 수 있다. (32)

 

거친 밥을 먹고 물을 마신 뒤 팔을 굽혀 베니 즐거움이 그 가운데 있다. 의롭지 않은 부와 귀한 것은 나에게는 뜬구름과 같다!”

: 행복은 내면의 만족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행복을 느끼는 능력을 갖추었다면 거친 음식을 먹고 차가운 냉수를 마신 뒤 팔베개를 하는 것에서도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 (82)

 

공자는 낚시는 해도 그물질은 하지 않았고, 주살질은 해도 둥지에 있는 새는 쏘지 않았다.”

: 목적을 달성하는 일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미래에 해가 될 수 있는 일은 피해야 한다. 수단과 방법은 가려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삶을 살아가는 기본적인 도리이자 예인 것이다. (119)

 

재능이 있으면서 재능이 없는 사람에게 묻고, 아는 게 많으면서 아는 게 적은 사람에게 물으며, 있으면서 없는 것처럼 하고, 가득 차 있으면서 텅 비어 있는 것처럼 하며 잘못을 해도 따지지 않았다.”

: 사람의 내면이 겸손해야 다른 사람들과 조화를 이룰 수 있다. 겸손함은 위장할 수 없고 명성, 지위, 직함에 신경 쓰지 않고 겸손하게 행동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다른 사람과 조화를 이룰 수 있다. (164)

우러러볼수록 더욱 높아지고 뚫을수록 더욱 견고해진다. 바라보면 앞에 있더니 어느새 뒤에 가 있다.”

: 한 사람의 인생은 임곗값을 돌파하는 과정이다. 안회, 자공, 자로가 오랜 시간 배웠음에도 공자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던 이유는 공자와 달리 임곗값을 돌파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47)

 

날씨가 추워진 뒤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뒤늦게 시든다는 걸 알 수 있구나!”

: 먼 길을 가야 말의 힘을 알 수 있고, 세월이 오래되어야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다. (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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