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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헤로도토스의 역사, 지적 대화를 위한 30분 고전 36 - 헤로도토스 원작, 이현 글 / 페르시아 제국의 흥망성쇠

by 박종인입니다. 2022.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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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지나온 세월의 기록을 의미한다. 그러나 인물의 신적인 능력이나 초현실적 상황은 해석의 어려움을 남긴다. 역사를 ‘포괄적 과거 기록’으로 바라본다면 굳이 신화와 역사를 나눌 필요가 없겠지만, ‘고증에 의한 사실만’을 근거로 한다면 신화적 묘사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어쩌면, ‘알에서 나온 혁거세’처럼 직관적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이야기도 당시의 수준이 현재보다 못하리란 편견을 걷어내고, 시대의 정서에 나를 맡길 수 있다면, 보다 현실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인식하는 고대 서양 역사 역시 영화와 다큐멘터리의 혼합물로 그려진다. 교과서로 세계사를 접했던 시절에는 서로 다른 영역이 가져다주는 모호함도 알아차리지 못했고, 고대의 찬란한 기록을 단지 손주에게 들려주는 할머니의 구전동화 즈음으로 여겼다.

아마도 내가 느꼈던 모호함을 당시의 기록자들도 가졌던 걸까?
기원전 5세기, 그리스의 헤로도토스는 당시 지중해를 중심으로 전개된 상황을, 고증을 통해 사실을 전달함으로, 신화의 시대에 마침표를 찍고 역사의 시대에 첫발을 내딛든 인물로 평가된다. 그의 저서 <역사>는, ‘지나온 세월의 기록’을 오늘날 우리가 명명하는 ‘역사’란 고유명사로 탈바꿈시킨 인류의 유산이다.

가독성을 위해 국내에 번역된 가장 쉬운 요약서를 선택하였다. 이번 주에 읽었던 웅진지식하우스의 <지적 대화를 위한 30분 고전 36, 헤로도토스의 역사>가 바로 그 책이며, 책은 3부로 이루어져 1부에서는 고전이 탄생하게 된 시대적·사상적 배경을, 2부에서는 고전의 핵심 내용과 사상을, 3부에서는 고전이나 사상가가 후대에 미친 영향 등을 설명하고 있다.

책은 그리스와 페르시아의 전쟁을 골자로 다룬 원전 <역사>의 내용을 요약하여 쉬운 언어로 소개한다. 고대 서양사의 개괄적인 내용을 이해하기에 매우 도움이 된다. 단, 익숙지 않은 지역명, 인물의 이름 등은 반복을 통해서 해결해야 할 숙제이다.

대략적 에피소드는 이렇다. 리디아 왕국의 크로이소스를 물리친 키루스, 그의 아들 캄비세스에 의해 점령당한 이집트, 페르시아의 전성기를 이끈 다리우스, 다리우스의 스키타이 원정 실패(1차), 유명한 마라톤 전투의 일화가 담긴 2차 그리스 원정, 영화 300의 모티브이기도 한 테르모필라이 협곡 전투와 크세르크세스의 3차 그리스 원정, 살라미스 해전, 델로스 동맹과 알렉산드로스의 등장, 다리우스 3세의 암살과 페르시아의 몰락 등을 다룬다.

간략하게 소개하였지만, 유럽과 아프리카 그리고 아시아로 둘러싸인 문명발생지에서 인간의 바람과 욕구가 어떠한 사회 환경을 만들었고, 어떻게 무리를 이뤄 전개되었는지 느낄 수 있는 방대하고 꼼꼼한 기록이다.

조금씩 역사의 재미를 느낀다. 키루스의 리더십 교육이 궁금하고 헬레니즘을 전개한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정책이 궁금하다. 그의 정책은 동서양의 문명을 융화시켜 찬란한 헬레니즘 문화를 전개하였고 인도의 불교문화에 영향을 주었다. 인도의 불교는 중앙아시아에 전파되었고 신라 시대에 문화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하니 당시 지정학적 관계를 통해 추정할 수 있는 많은 흥미로운 점이 생긴다. 또한 이후 전개될 이탈리아반도의 로마사 이야기도 크게 기대된다.

역사란 무엇이며, 무엇 때문에 기억해야 하는지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오늘은 역사 속의 교훈보다 당시의 전개되는 장면이 흥미롭다. (재미만큼 큰 무기는 없으며,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있는 장수는 없다) 더욱이 당시의 상황 전개가 신화가 아닌 사실에 근거한다는 점에서 더욱 인간미가 느껴진다.

다시 말하지만, 참 재미있다. 원전의 난독성(?)을 보완하기를 원한다면, 오늘의 책, <지적 대화를 위한 30분 고전 36, 헤로도토스의 역사>를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그리고 당시를 다룬 영화, 원전을 다룬 서평, 동영상, 참고 등이 유튜브에 가득하다. 이 점도 참고하셔서 <역사>를 즐겨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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