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머릿속에 맴도는 단어가 있으니, 바로 ‘간절함’이다. 10대부터 나를 괴롭히던 이 단어가 여전히 몸부림치는 것은, 무엇인가 해소되지 않는 갈증이 남아서일 것이다.
나는 50대쯤이면 마음 편히 세상을 즐길 줄 알았다. 그래서 젊은 날에 고생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20대에는 미숙했고, 30대는 치열하였으며, 40대는 뭔가 이룰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런데 50대를 맞이하는 지금에는 다시 10대로 돌아간 듯하다. 그동안 무엇인가 열심히 했는데 남은 것이 없다.
우리 사회에서 50은, 살아온 세월이 있어 겉으로는 태연한 척하지만, 정서적으로, 경제적으로 힘들고 외롭다. 실직, 이직, 부도, 조기 은퇴, 명예퇴직, 건강, 자녀 진학, 배우자와의 관계, 이혼, 부모님의 건강 뭐 하나 긍정적인 것이 없다. 자신감은 떨어지고 부담감은 가중되는 압박 속에서 고민은 깊어진다. 그럼에도 살아가야 할 날을 위해 또다시 일어서야 하는 시기이다.
저자는 50에 들어서면 지금까지 살아온 바와 반대로 살아볼 것을 권한다. 돈을 버는 방식, 인간관계, 삶의 원동력, 독서의 방법, 건강관리 등 지금의 위치에서 불만족스러움이 있다면 과거를 반추하고 지금까지의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길 바란다. 그리고 이제는 새로운 삶을 설계하고 과하지 않게, 지킬 것을 지키며, 살아가길 바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오십이 되어 인생은 쉼 없이 달리는 게임이 아니라는 걸 알았습니다. 죽도록 일해도 빚 없는 인생이기가 쉽지 않았기에,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 중요하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프롤로그 중)
“마흔에 남이 아닌 자기 자신에게 미움을 받는다면 타인에게 받는 미움보다 더 치명적인 고통일 수 있습니다. (중략) 그렇습니다. 나이 오십이 다 가기 전에 육십, 칠십, 팔십을 빛나게 할 일거리를 찾아야 합니다. 오십이 다 가기 전에 퍼스널 브랜드를 장착해야 합니다. 오십의 미움에서 벗어나는 지름길입니다.” (전자책 28쪽)
“내가 하지 않으면 단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합니다. 내 힘이 아니면 그 누구도 도와주질 못합니다. 힘이 들어도 내가 풀지 않으면 바로 주저앉아야 합니다. 이때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하지?’하는 여지하(如之何) 정신입니다.” (전자책 118쪽)
“육십이 되면 오십을 되돌아보면서 분명 아쉬워하게 될 것입니다. 10년만 젊었어도 다시 시작할 수 있을 텐데, 10년 전에 그렇게 하지 못했음을 다시 후회하게 될 것입니다. 수천 년을 이어온 이 후회와 아쉬움의 고리를 끓는 방법을 우리는 공자에게 배울 있습니다. 공자의 가르침은 간절함이었습니다. 마음이 간절하면 못할 게 없다는 말입니다.” (전자책 286쪽)
“꾸준함을 이길 수 있는 건 없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오십의 나이에 꾸준함의 힘에 의혹을 품을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백일하에 노출된 꾸준함의 노하우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전술이 필요할 뿐입니다.” (전자책 316쪽)
“경험이 부족해도 잘해 나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경험이 부족했기에 더 잘해 나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핑계를 대지 않기 때문입니다. 부정의 획을 긋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모든 일에 양면이 있습니다. 좋아 보여도 모두 좋은 것 아니며, 나빠 보여도 모두 나쁜 건 아닙니다.” (전자책 340쪽)
위의 인용한 문단들이 내 마음에 남는 교훈이다. 50은 간절함, 꾸준함, 긍정 등 모든 이가 알 만한 답을 꾸준히 실천하면서 하산해야 하는 시기이다.
이렇게 인생의 브레이크를 밟고 잠시 쉬면서 달려온 길을 되돌아보는 것,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준비하는 것이 인생이라면, 후회와 아쉬움을 벗 삼아 삶의 반환점에서 다시 희망을 가질 수 있음에 나 자신을 응원한다. 또한 여전히 건강한 육체와 정신, 일용할 양식이 있기에 하늘에 감사드린다.
논어의 가르침이 고된 길을 달려온 많은 이에게 힘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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