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어머니 집 마당에 풀어놓고 키우는 고양이들의 이름은 순영이, 복남이, 그리고 그냥 야옹이,,,이다.
간혹 밥을 주려 인사라고 할라치면 곁을 주지 않고 도망가 버린다. 그리고 인근 양지에 누워 연신 털을 핥고 뒹구는 모습을 보면 이렇게 팔자 좋은 짐승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오늘 읽은 책, <사랑한다면 · 거리를 두는 게 좋아>는 고양이에게 배울 수 있는 행복의 기술을 소개한다. 지은이 제이미 셸먼(Jamie Shelman)은 뚱뚱한 고양이와 함께 생활하며 디자인을 업으로 하는 예술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The Dancing Cat”이라는 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책은 207페이지의 그림과 글로 이루어졌다. 몇 가지만 소개해 보면,
“열심히 일만 하지 말고 네 생각에 귀를 기울여봐.
네게는 그것이 더 절실해.
네가 진짜 원하는 거.
살아가는 방법은 많아.
남들보다 뒤처진다고 막무가내로 떼쓰며
버릇없이 구는 시간 앞에서 의연해지자.
그냥 순간순간을 만끽하는 거야.
아주 나답게!
근사한 너답게!”
(p56)
“이봐, 날카로운 내 발톱 보여?
오늘 아침에도 발톱을 갈았다고,
왜냐고?
세상에서 가장 바보 같은 질문이군.
널 긴장시키고 싶으니까.
발톱이 없다면 네가 날 얼마나 만만하게 보겠어.”
(p70)
“부담스러워 말고
사랑받는 일에 능숙해져야 해.
수수께끼 같던 존재가
이제야 너를 이해하기 시작한 거야.
제대로 누려 봐.
그런데 그 심드렁한 표정은 뭐야?
배불렀구나.”
(p117)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항상 3미터 정도는 거리를 두는 게 좋아.
이건 내 경험에서 나온 거야.
믿어도 돼.”
(p121)
“너 자신에게 사랑을 고백해봤어?
뭐야? 한 번도 없다고? 오! 가엾어라.
대체 무엇을 위해 사는 거니?
어서 당장 고백해! 당장!
누구보다도 자신을 먼저 사랑해야 하는 법이야.
그래야만 진짜 사랑이 시작되는 거야.”
(p127)
“굉장히 수다스럽군.
마치 분수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처럼 폭발적이야.
너의 하소연.
할 수 없지.
오늘만큼은 너의 좋은 청취자가 되어줄게.
고개를 끄떡여주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아니까.”
(p150)
“참지 마!
참아서 잘 되는 일보다
참지 않고 소신을 말했을 때 해결되는 일이 더 많아.
발끈하는 것이 천 마디 말보다 가치 있다는 걸
꼭 알아둬!”
(p163)
“가족이 함께 식사하는 자리.
이 시간이 얼마나 귀한 시간인지 잘 알지?
잔소리는 절대 금물!
후회 없이 사랑하자고
좋은 점만 봐.
칭찬만 쏟아내기에도 짧은 시간이야.”
(p192)
책을 덮을 때 문득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고양이의 삶이 사람의 인생보다 행복할 수 있겠다는 생각, 그 녀석들도 하루하루 먹고사느라 힘들겠지만 인간보다 더욱 본능에 충실하며 살고 있으니까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함은 각자의 환경에 기인할 것이다. 나도 누군가 오른뺨을 때리면 왼뺨을 내밀라고 배웠다. 묵은 밥을 먹을지언정 손님에게는 새로 한 따듯한 밥을 대접해야 했다.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에게 억울한 말을 들어도 관계를 위해서, 분위기를 위해서 참고 넘겼다. 인생은 원래 고된 것이라, 그렇게 살아지는 것이라 배웠다.
잘 못 배웠다.
내 인생은 나의 것이고,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것, 싫으면 싫다고 말할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진실한 관계라는 것, 나를 사랑할 줄 알아야 넉넉히 남도 사랑할 수 있다는 것, 이런 것들을 깨닫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오늘 읽게 된 책을 통해서 새삼 “사랑한다면 거리가 필요함”을 되새긴다. 오랜만에 마음이 너그러워진다. 끝으로 저자가 에필로그를 통해 전하는 메시지를 옮겨본다.
“고양이는 세상 모두가 자기를 사랑해주길 원하지 않는다고 한다. 다만 자기가 선택한 사람이 자기를 사랑해주길 바랄 뿐이지,”
글을 읽는 모두가 행복해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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