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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저녁 식사 값이 30만 원을 족히 드는 고급 일식집의 생선초밥이 길거리의 평범한 초밥집 것보다 맛있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기농 식품이 다른 것들보다 더 맛있고 몸에 더 좋을까?
9천만 원짜리 포르셰 카옌과 4천5백만 원짜리 폭스바겐 투아렉이 같은 공장에서 출하되는 사실상 같은 자동차라면 어떤 생각이 들까?
저자 세스 고딘은 자신의 책이 ‘만족의 심리학’을 다룬 글이라 말한다. 객관적 필요(Needs)보다 비합리적 필요(Wants)에 의해 소비가 더 좌우되는 요즘 같은 시대에, 제품에 관한 사실적 정보만을 제공하는 마케팅은 실패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소비자의 세계관과 부합하는, 소비자가 선택할 만한 스토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마케터가 구사하는 스토리의 구성이 100% 사실을 기반으로 하지 않더라도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것이 마케터의 목표라는 측면에서 저자의 주장에 동의하며 책의 내용을 요약해 보겠다.
마케터들은 누구나 스토리를 만든다. 그 스토리가 그럴듯할 경우 우리는 그들은 더욱 믿게 된다. 사실 우리가 믿는 것은 제품의 품질 같은 ‘사실’이 아니라 마케터가 만들어내는 스토리의 ‘좋은 느낌’이다. 그들은 소비자들이 믿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천부적인 스토리텔러들이다. 마케팅이란 바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사람들이 마케터의 스토리를 믿는 이유는 그것이 소비자의 마음을 끌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가 사려고 마음먹은 것에 관해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한다. 그래서 소비자 스스로가 새로운 제품이 자신의 내밀한 욕망을 어떻게 충족시켜 줄 것이진 설명하는 스토리를 만들어 스스로에게 들려준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성공적인 마케터란 소비자들이 선택할 만한, 그리고 믿을 만한 스토리를 제공하는 사람일 것이다.
우리가 소비자의 주목을 받고 성공한 마케터로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관심을 가질만한 스토리를 적절한 틀(프레임)을 통해 일관성 있고 진정성 있게 준비해야 한다. 우리의 스토리가 신뢰를 얻고 그 스토리가 거짓임을 알면서도 기꺼이 받아들이게끔 하는 것은 진실을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진실을 말한다는 것은 우리의 삶과 일치하는 스토리를 말한다는 것이다. 모든 마케터는 새빨간 거짓말쟁이다. 하지만 성공적인 마케터는 사람들이 믿고 함께 나눌 만한 스토리를 정직하게 들려주는 사람이다. 즉 성공하는 마케터는 자신이 그린 스토리 안에서 이야기와 일치하는 삶을 통해 지지자(소비자)에게 진정성을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마케터가 자신의 스토리 속에서 진정성 있게 살아간다고 한들 그 스토리가 너무나 ‘뻔’한 것이라면 살아남는 마케터가 될 수 없다. 우리는 통하는 스토리, 효과를 발휘하는 스토리, 퍼져나가는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 아니 ‘퍼저나갈 수밖에 없는’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 제대로 된 스토리를 들려줄 수만 있다면 우리는 저절로 리마커블한 존재(보랏빛 소)가 될 수 있다. 그저 그런 스토리가 아닌 우리가 생각해 낼 수 있는 최고의 스토리를 들려주도록 하자. 나머지는 스토리가 알아서 할 것이다.
우리의 스토리가 리마커블한 것임을 확신했다면 스토리를 전파하여야 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스토리를 들려줄 수 있으려면 먼저 그것을 자기 자신에게 들려주고 나 자신을 속일 수 있는지 검증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300원짜리 티백 차를 마시면서도 순백의 실크를 입고 있는 피라미드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하고 영혼의 해방을 만끽할 수 있는 향기를 찻잔 속에 불어넣어야 한다. 이렇듯 마케터의 스토리가 스스로를 설득할 수 있을 때, ‘필요’가 아닌 ‘욕구’의 충족임을 확신할 때, 스토리는 강력한 에너지로 전환되어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게 된다.
사실 그대로를 말하지 말고
스토리를 이야기하라.
리마커블하게!
일관성 있게!
진정하게!
당신의 스토리를, 그것을 믿을 만한 사람들에게 들려주라.
마케팅은 강력하다. 그것을 현명하게 활용하라.
그 거짓말대로 살아가라.
책은 제목과 다르게 마케터가 사실 거짓말쟁이는 아니라는 말로 시작하여 스토리텔링의 핵심 노하우를 전수하며 마무리한다. 세스 고딘의 글은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통찰의 매력을 가진다. 혼자 뛰어나온 널빤지의 못이랄까, 근데 옷걸이로 잘 쓰여지는,, 뭐 그런 느낌이다. 그의 글에는 보랏빛 소가 살고 있다. 그의 글과 나의 삶을 연결해 보고 싶다면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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