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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9년, 헨리 조지는 미국 필라델피아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가정형편상 고등교육을 받을 수 없었으나 여러 직업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다. 샌프란시스코의 신문 <타임스>에 식자공으로 취직한 헨리는 글쓰기 능력을 인정받아 기자로 발탁되고 1867년에는 편집장 자리에 오른다. 1879년 <진보와 빈곤>을 발간하여 명성을 얻게 된 헨리는 그의 사상을 실제 세상에서 실현하려 뉴욕 시장 선거에 두 번이나 도전하지만 끝내 꿈을 이루지 못하고 58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제10권 제43장으로 이루어진 <진보와 빈곤>은 미국의 재야 경제학자 헨리 조지의 대표작으로 당시 산업 불황의 원인과 빈부 격차에 대한 탐구를 통해 정부가 지대(地代)를 직접 징수하는 토지가치세의 단일 세제안을 제시한다. 헨리 조지의 토지사상은 당대 큰 호응을 받았다. 이후 마르크스와 애덤 스미스의 경제사상에 묻혀 빛을 잃었으나 빈부의 격차가 심각해지는 지금에 재조명되고 있다.
책의 내용을 정리해보면,
사회가 계속 진보함에도 노동자들이 계속 가난한 것은 유한한 토지에서 발생되는 불로소득 때문이다. 자본과 노동은 같은 것의 서로 다른 형태일 뿐이며 자본은 노동에 의해 생산된다. 물질 속에 저장된 노동은 필요에 따라서 방출되는데 석탄 속에 저장된 태양열이 용광로 속에서 방출되는 것과 비슷하다. 모든 형태의 부는 토지 혹은 토지의 생산물에 노동이 투입되어 생긴 것이다. 부에 대한 욕구는 충족되는 법이 없으므로 노동력의 증가는 더 많은 부를 획득하는데 활용되고 그리하여 토지에 대한 요구를 높이게 된다.
토지의 사유화속에서 노동 생산성 향상은 지대의 상승만을 가져올 뿐 임금 상승효과는 거두기 어렵다. 이유는 노동의 결과가 클수록 그 소득을 올릴 수 있게 해준 기회(토지)에 대하여 지불해야 하는 대가가 더 커지기 때문이다. 사탕수수밭의 노예가 설탕가격이 오른다고 하여 노예의 생활 조건이 나아지는 것이 아니다. 비싸진 설탕으로 판매하기 위해 한정된 시간에 더 많은 생산을 강요받기 때문에 노예의 생활은 더욱 열악하게 된다. 설탕가격의 상승은 사탕수수밭의 사용료를 더욱 증가시키고 지가(地價) 상승(투기) 심리를 야기함으로써 장래에 발생할 이익에서 노동자의 몫은 배제시킨다. 그 결과 노동자의 임금은 생산성 향상이라는 미명 하에 최저생계 수준에 머무르고 만다.
“그 어느 때든 토지를 소유한 자에게 그 땅에서 난 과실이 돌아간다. 하얀 양산들과 뻐기듯이 걸어가는 코끼리들은 토지 소유권의 정수이다.”
부가 불평등하게 분배되는 가장 큰 원인은 토지 소유권이 불평등하다는 사실에 근거한다. 토지는 생산의 근본이며 모든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동을 투입할 수 있는 대상이다. 물질적 진보는 인간이 토지에 의존하여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바꾸지 못한다. 단지 땅에서 부를 생산하는 효율을 증가시킬 뿐이다. 따라서 토지가 소수에 의해 독점되면 임금의 상승은 기대하기 힘들며 인간의 본능적 탐욕으로 점점 더 많은 토지를 소수가 소유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토지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상승시킬 것이며 빈부의 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며 토지 소유자의 힘은 더욱 강력해질 것이다. 토지의 소유가 권력의 원천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여기에 있는 것이다.
부는 증가하는데 빈곤은 더욱 심화되고, 생산력은 높아지는데 임금은 줄어든다. 이는 분배의 불평등이 가져온 결과이며 폐단이다. 이러한 사회악을 원천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토지의 사유화를 철폐하고 공유제를 확립하는 것이다. 토지사유제를 위해 개인 소유의 토지를 매입하거나 몰수하자는 부당하고 불필요한 제안은 하지 않는다. 개인의 토지 소유는 지금도,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하고 그 토지를 자유로이 거래하며 상속하거나 증여할 수 있어야 한다. 단지 지대(地代)만 환수하면 충분하다.
국가가 조세를 통해서 지대를 환수한다면 형식상 토지 소유권은 현재 그대로 유지될 것이다. 토지 소유자는 소유권을 빼앗길 일도 없고, 사람들이 소유할 수 있는 토지의 한도에 제약을 가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국가가 세금의 명목으로 지대를 가져가기 때문에 토지는 누구 명의로 되어 있든 어떤 방식으로 분할되어 있든 실제로는 공동 재산이 될 것이고,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그 소유권의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세금은 국가의 보호 아래서 형성된 재산에 공평하고 정의롭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사상에 기초하면 재산의 향유는 국가에 의해 비로소 가능해지는 것이며 국가에 의해 가치가 창조되고 유지되는 만큼, 국가에 비용을 납부하는 것은 정당한 행동이다. 토지의 가치는 사회가 형성되기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가치이고, 그것은 사회가 존재해야만 형성되며 사회의 성장과 인구의 유입 여부에 따라 가감되는 가치이다. 토지의 가치에 대한 세금은 사회로부터 그 혜택을 받은 사람에게만 부과되는 것이다. 한 시민은 다른 시민들에 대하여 자신의 노력, 기술, 지적 능력 등으로 얻은 것을 제외하고는 우위를 점해서는 안 된다. 이것이 실행될 때 비로소 노동은 그 충분한 보상을 얻고, 자본은 그 자연적 소득을 얻게 될 것이다. 따라서 토지 가치에 대한 세금 외에는 모든 세금을 폐지하고 단일세제인 토지가치세로 징수할 것을 주장한다.
토지 공유제에 대해 가볍게라도 생각해 본 적이 있었던가?
스스로의 사고 검열을 통해 생각하면 안 되는 주제였을지도 모르며 소유욕을 발전에 근간으로 여기는 자유시장경제에서는 멀리 하고픈 발상이었을 것이다. 또한 (토지 공유제가 부의 대물림을 차단하는 사실상의 기능을 가진다는 전제하에) 부모찬스를 쓸 수 없는 다수의 유능한 경쟁자들에게 ‘같은 출발선’에 설 수 있다는 것이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무의미한 상상이었을 것이다.
150년 전이나 지금이나, 인간에게 가장 두려운 것은 ‘가난’이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미덕과 진실을 존경하지만 가난의 고통과 가난의 공포는 부자를 더 동경하게 만들고 돈 많은 사람에게 더 동조하게 만든다고 한다. 가난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토지 소유의 불평등에서 찾은 저자의 주장에 적극 동조한다. 덧붙여 가난을 개인의 무능과 게으름으로 치부하는 잘못된 인식의 개선이 필요함을 느끼며 진정성 있는 교육이 독점적 부를 유지하려는 기득권의 탐욕에 대항하며 근본적 해결책을 실행할 용기의 배경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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