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이란 무엇일까?
여전히 그 정의가 어려운 것은 내 삶의 시간별로 그 내용이 변화해 왔기 때문이다. 10대에는 마케팅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고, 20~30대에는 고객에게 무엇인가를 소개하고 팔기 위한 막연한 무엇으로 인식했다면 40대가 되어서는 고객의 필요와 욕구를 인식하고 이를 창출하여 나의 부(富)로 연결하는 작업으로 정의 내려왔다..
마케팅에 대한 사색의 기회를 가지지 못하던 차에 세스 고딘의 <THIS IS MARKETING>을 만나게 된 것은 내게 매우 큰 행운이었다. 세스 고딘은 21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마케팅 구루로 <보랏빛 소가 온다>, <린치핀>, <이상한 놈들이 온다> 등의 저서를 통해 마케팅의 본질과 활용에 대한 독특한 주장을 전개하고 있다.
오늘 읽게 된 <마케팅이다>에서는 마케팅의 본질이 고객에게 길을 제시하고 그들을 섬기는(Served)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우리가 섬기고자 하는 커뮤니티에 마케팅을 깊이 뿌리내리게 하는 문제와 사람들을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고 우리 스스로 자랑스러워할 일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한다.
인상 깊은 몇 가지 내용을 인용해보면,
“열쇠를 만든 다음 그 열쇠로 열 수 있는 자물쇠를 찾아 돌아다니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자물쇠를 찾은 다음 그 자물쇠에 맞는 열쇠를 만드는 것이 좀 더 생산적인 해결책이다. 바꾸어 말하면 당신의 제품과 서비스에 맞는 고객을 찾기보다 당신이 섬기고자 하는 고객을 먼저 찾고 그들을 위한 제품과 서비스를 마드는 편이 더 쉽다.”
“사람들은 0.25인치 드릴을 원하는 게 아니라 0.25인치 구멍을 원하는 것이다. 이 말의 의미는 드릴이란 결국 하나의 기능,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일 뿐이며 사람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그 드릴로 뚫는 구멍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말 역시 충분히 멀리 내다보지 못했다. 누구도 구멍만을 원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구멍을 낸 다음 벽에 설치할 선반이다. 모든 것을 정리하고 나서 0.25인치 크기의 구멍을 뚫은 벽에 선반을 설치하고 잡동사니들을 올렸을 때 느낄 기분, 사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나에게 열광하는 최소한의 고객을 찾아야 한다. 당신이 어떤 변화를 일으키고자 하는지 자문하는 순간 모두를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이 명확해진다. 모두는 엄청나게 많다. 모두를 바꾸기에는 그 대상이 너무 다양하고, 거대하고, 당신에게 무관심하다. 따라서 특정한 사람들을 바꿔야 한다. 또는 특정한 집단을 바꿔야 한다.”
“무료 서비스, 지속적인 할인, 보상 없는 초과 근무에 후한 것은 진정으로 후한 것이 아니다. 이것들은 지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곧 약속을 어기게 되기 때문이다. 반면 용기, 공감, 존중에 후한 것은 진정으로 후한 것이다. 고객이 당신에게 바라는 것은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며 바꿔주는 것이다. 추진력으로 이어지는 긴장을 창출하는 것이다. 당신이 감정노동을 열심히 해주어 고객이 열린 마음으로 가능성을 보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해준다면 설령 이 일을 해주는 대가로 당신이 많은 돈을 받아야 한다고 해도 고객에게 그 대가는 여전히 저렴하다.”
저자는 23개의 챕터를 통해 ‘이것이 마케팅’ 임을 안내하고 있다. 직접적인 마케팅 기법보다는 마케팅의 본질에 대해 생각할 재료를 제시하고 나름의 통찰로 얻은 결과를 간결하게 전달했다고 본다.
마케터가 누군가를 돕기로 결정했다면 그때부터는 고객을 상대로 빚을 지게 되는 것이다. 마케팅은 변화를 일으키는 일이다. 또한 그 변화에 편승하는 사람들과 연대하여 문화를 만들고 결과를 만드는 일이다. 신뢰를 바탕으로 얻어진 고객과의 관계는 마케터가 추구하는 변화와 전파(입소문)의 마중물이 된다. 이러한 결과 마케팅은 혜택을 만들어내는 과정의 일환이라 생각된다.
마케팅은 다양한 의미를 가진다. 마케팅의 본질이 이기적 목적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가치를 제공하고 누군가를 돕기 위한 이타적 행위에 그 뿌리를 둘 수 있음을 생각해보는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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