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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걷기’의 매력에 빠져 관련 책자를 찾던 중 하정우작가의 에세이 <걷는 사람,하정우>를 알게 되어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 보았다.
책의 주요 내용은 이렇다.
걷는 사람, 하정우의 걷기 에피소드(577프로젝트, 걸어서 출퇴근, 하와이 트레킹, 10만보 걷기 등)와 그 외 배우 하정우, 영화감독 하정우, 화가 하정우, 요리사 하정우, 인간 하정우의 이야기를 담은 에피소드들로 이루어져 있다.
전체 이야기 중
무엇보다, 나의 관심을 사로잡은 것은 4박6일간의 하와이 트레킹이다.
‘초현실적 빛깔의 하와이 석양을 모자처럼 얹고 걸어가는’ 작가의 이야기는
글을 읽는 나 역시 ‘나만의 둘레길’을 가지고 싶은 욕구를 불러 잃으킨다.
막연한 여행지의 동경이 아닌,
본인만의 휴식방법을 찾은 트레커의 즐거움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 외
인상적이었던, 작가의 글을 옮겨본다.
"일단 한 발만 떼면 저절로 걸어지는 법이라서 이내 열심히 걷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아, 힘들다.......걸어야겠다.
우리의 몸과 마음이 지쳤을 때 나타나는 증상을 잘 관찰해 보자. 원래는 호기심이 솟고 만사가 팍팍하게 느껴지고 별일 아닌데도 짜증스러워서 주변 사람들에게 뾰족하게 군다. 아주 작은 변수에도 절망적인 기분이 들어 눈앞이 캄캄해진다......이 모든 것은 내 몸과 마음이 나에게 ‘전환’과 ‘쉼’을 요구하는 사인이다."
책을 읽으면서
‘걷기’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걷기는
인간 유전자에 내재되어 있는 원초적 본능이다.
(갓난쟁이들도 네발로 기어 다니다가 어느 시기가 되면 두발로 서서 걷기를 시작한다. 누가 가르쳐 준다기 보다는 본능적으로 그러는 것이다.)
또한 걷기는
다른 활동과 다르게 걷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
...
걷기는 잃었던 균형을 되찾아 준다.
뼈와 근육의 활동을 통해 육체적 균형을 잡아주고,
작은 목표의 실행을 통해 성취감을 주며,
또 다른 목표를 설정하고 실행하는 선순환의 생태계를 만들어 준다.
이는 정신적 안정감과 육체적 균형감을 선사하며, 삶의 균형으로 이어진다.
티베트어로 인간은 ‘걷는 존재’라고 한다.
인간은 누구나 걷도록 설계되어 있다.
작가의 아이디어처럼
“내가 사는 곳 주변에 내 이름을 붙인 트레킹 코스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내가 가는 곳이 길이 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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