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이는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묘비명이다
욕망과 두려움의 인과관계를 이해한 것은 그리 오래지 않다.
타인을 향한 ‘기대감’은 나의 수고와 노력을 덜어주지만 홀로 설 힘을 앗아간다는 사실은 생각보다 (인식하기) 어려운 내용이었다.
어떤 이유에서건 무엇인가를 기대할 때, 인간은 의존적 존재가 된다. 이런 상황에 놓이면 자기선택, 사리분별, 우선순위 등 내면의 판단을 필요로 하는 많은 것들이 타인의 시선에 따라 결정되고 우열감으로 발전하여 자신을 옥죄는 악순환에 빠진다.
특히 내 삶의 방향이 사회가 규정한 틀과 다를 때 갈등은 깊어진다. 학업, 취업, 재력, 인맥, 체면, 결혼, 육아 등 정형화된 프로세스에서 벗어나면 큰일 날 것 같은 염려들로, 타인에게 양도했던 자기결정권을 찾아올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그러나 상대를 통해 얻고자했던 모든 욕망을 내려놓으면 세상은 달라진다. 먼저 그동안 나를 괴롭혔던 두려움과 조우할 수 있고, 그것이 (그리 겁먹지 않아도 됐던) 기우임을 확인하게 된다. 그리고 이때부터 ‘홀로서기’의 놀라운 힘을 느끼게 된다.
그 느낌,
세상을 직면할 자신감,
걱정거리의 하찮음,
한없는 가벼움.
이것을 자유라 부르지 않을까?
“새 길을 닦으려면 새 계획을 세워야지요. 나는 어제 일어난 일은 생각 안 합니다. 내일 일어날 일을 자문하지도 않아요. 내게 중요한 것은 오늘, 이 순간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책 391쪽)
카잔차키스는 <조르바>를 통해 진정한 자유란 어떤 욕망이나 두려움에도 얽매이지 않는 상태임을 전하고 있다.
그저 내려놓는 것으로부터 자유는 시작된다. 기대를 포기함으로 놀라운 변화의 과정은 시작된다. 마치 비워야 채워지듯이 말이다.
자유의 궁극적 의미가 무엇인지, 탐색해 보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자유를 갈망하는 많은 분들께 필독을 권하여, 풍요로운 한가위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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