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후감

경매의 정도 - 김부철 지음 / 탄탄한 기본만이 혼돈의 시대에 생존과 성장을 담보한다.

by 박종인입니다. 2022. 7. 31.
728x90

최근 진행한 입찰에서 임차인의 보증금이 문제가 되었다. 낙찰금액에서 임차인이 보증금을 온전히 회수하지 못할 경우, 낙찰자가 이를 인수해야 하는 사례다. 인수 보증금은 공시되어 확인할 수 있었지만, 보증금보다 먼저 배당받는 당해세, 조세 등에 대해서는 알 도리가 없었다. 만약 이 금액이 터무니없이 큰 경우 임차인은 자신의 보증금 일부를 배당받을 수 없고 그 부족분만큼을 우리가 지급해야 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었다.

 

바로 (일면식도 없는) 임차인을 찾아가 상황을 설명하고 도움을 구하였다. 임차인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고, 본 경매 사건은 신청채권자의 무잉여로 취하될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협상은 원만히 이루어졌고 임차인의 위임장을 발급받아 법원에 사건 기록을 열람할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선순위 배당에 해당하는 당해세와 조세 금액을 정확히 확인하고, 임차인이 온전히 보증금을 찾아갈 수 있는 범위의 금액을 쓰고 낙찰을 받았다.

 

오늘 소개할 <경매의 정도>는 부동산경매의 전반을 관통하면서도 실무에 꼭 필요한 부분을 알차게 정리한 책이다. 책은 용어설명과 세부 절차로 시작하여 보증금의 각종 문제, 물권의 다양한 내용, 채권의 흐름, 등기의 쟁점과 해결책을 본론으로 다루며 배당과 명도로 마무리하고 있다.

 

실무에서 흔히 다루어지나,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내용 몇 가지를 요약해 보겠다.

차순위매수신고는 낙찰금액과 입찰보증금의 차액 이상으로 입찰한 차순위 입찰자에게 주어지는 매수신청권으로 낙찰자가 잔금 납부를 할 수 없는 경우 신청자에게 낙찰의 기회가 부여되는 제도이다. 일반적으로 낙찰이 이루어지면 경매 진행자가 본 사건의 차순위 매수인 신고하실 분 계십니까?’라고 물어본다. 이때 손을 들고 신청하면 보증금을 확인하고 잔금 납부가 이루어질 때까지 증거금 형태로 보관한다. (52)

낙찰 후 소유권이전 등기와 관련해서는 통상 잔금대출 은행의 법무사에게 위임하는데 요즘은 많은 분이 셀프등기를 통해 비용을 절약하고 있다. 신청에 필요한 각종 서류, 등기신청서 작성 내용, 세금납부, 국민주택채권 매입, 증지매입, 경매계에 촉탁 신청, 등기필 완료 통지서 수령에 이르는 개괄적인 내용을 잘 요약하고 있다. (105~110)

경매가 진행되면 누구보다 불안한 사람은 임차인이다. 보증금은 누구에게 돌려받을 것이며, 혹시 돌려받지 못할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는 듯 모르는 게 이 부분이다. 임차인이 보증금을 배당받으려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점유의 문제이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하고 이사를 해야 할 경우, 점유를 인정받을 수 있는 공시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이것이 임차권등기 제도이다. 임차권등기가 이루어지면 임차인은 다른 곳으로 이주하여도 권리 순위를 확보하게 된다. 또한 이는 임대인의 도움 없이 단독으로 신청할 수 있으므로 내 보증금을 지키는 중요한 제도이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도 책에 수록되어 있다. (128~134)

흔히 경매에서는 모든 권리가 소멸하면서 깨끗한 등기부등본을 가지게 된다고 알고 있다. 이 말은 맞는 말이면서도 틀리기도 한다. 대부분은 말소되지만, 유치권, 법정지상권 등은 말소되지 않고 낙찰자가 인수하게 된다. 실무에서 쟁점이 되는 전 소유자의 가압류권 인수와 철거소송 가처분 등은 경매 고수들도 다루기 힘든 내용이다. 안타깝지만 책에서는 간단하게만 정리하였다. (212~217)

 

이 외에도 위반건축물의 해결 방법, 명도 확인서가 필요 없는 임차인의 배당, 명도 시 필요한 점유이전금지가처분 신청, 강제집행 신청 등 실무에서 필요한 부분이 잘 녹아 있다.

 

부동산경매의 취지는 채무자의 자산을 공개 시장에 매각함으로 채권자의 권리를 확보하고 이해관계인(임차인 등)을 보호하며 채무자의 피해를 최소화 하는 데 있다. 예전보다는 많이 대중화되었고 진입 장벽도 낮아졌다. 조금만 관심을 두고 공부한다면 내 집 마련이 힘든 시기에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이다.

 

지지옥션의 이름을 걸로 출판한 책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있듯이 천천히 여러 번 읽어보시고, 숨겨진 보물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시길 바란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