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을 시작하고 많은 귀동냥을 했다. 특별히 크게 얻고 잃음 없이 십수 년의 세월이 흘렀다. 근래 들어 투자와 트레이딩의 구별을 인식한 후 투자는 저평가된 종목을 매입해서 시간의 공을 들이고, 트레이딩은 챠트를 통해 예측과 대응으로 응전하고 있다.
오늘은 트레이딩의 기본서이자 참고서로 활용하고 있는 책을 소개해 본다. 이 책은 챠트의 독해력을 키우는데 이견이 없는 필독서임을 확신한다. 책의 전체 내용을 관통하는 하나의 원리를 나의 언어로 정리해 보련다.
주가의 흐름은 근본적으로 물가의 상승과 화폐가치의 하락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우상향한다고 알고 있다. 엘리어트는 우상향하는 그래프에도 일정의 규칙을 가진 파동이 존재함을 확인하였고 그 파동은 자기유사적(Self-Similar) 패턴으로 반복됨을 발견하였다. 엘리어트는 이를 1938년에 <파동이론 The Wave Principle>으로 발표하였다.
엘리어트의 파동이론은 패턴, 비율, 시간을 기반으로 5번의 동인 파동과 3번의 조정 파동이 주기를 이루며 반복함을 주요 골자로 한다. 챠트 분석시 내가 적용하는 파동의 해석, 암기 방법, 진입 기준을 그대로 서술해 보겠다.
*동인파동(Motive wave)은 최초에 움직임을 유발한 파동이며 조정파동(Corrective wave)는 동인파동을 바로잡는 파동으로 이해하고 있음
시/도(경기도, 서울시) = 가장 큰 파동 (동인 1파동, 조정 1파동, 2주기)
시/군/구(오산시, 강남3구) = 큰 파동 (동인 5파동, 조정 3파동, 8주기)
읍/면/동(이일동, 일삼동) = 중간 파동 (동인 21파동, 조정 13파동, 34주기)
지번(89-55) = 작은 파동 (동인 89파동, 조정 55파동, 144주기)
각 파동은 그 하위파동의 합으로 이루어진다. 가장 작은 89개의 동인 파동과 55개의 조정 파동으로 가장 큰 파동이 만들어진다. “파동의 근본 구조는 규모를 막론하고 한 단계 더 큰 주제와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작용은 5파로 형성되고 그에 반하는 반작용은 3파로 형성된다고 보면 된다.” (책 36쪽) 따라서 파동을 세분하여 하위파동의 개수에 부합하는지를 확인하고 이를 연결하여 상위 파동을 그려보아 최종적으로 가장 큰 파동이 5/3 구조에 따라 움직이는지를 판단한다. 이러다 보면 다음에 진행될 파동을 예측하게 되고 경우의 수와 선택에 따른 손익비를 계산하고 진입을 시도한다.
또한 엘리어트는 동인 파동 후에는 일정 비율의 조정 파동이 온다는 점을 발견하였다. 파동이론에 수학적 근거로 피보나치의 수열(최초 지점에서 일정 비율로 움직이는 수의 배치를 나열한 것)을 제시하고 있지만 복잡한 이론은 배제하더라도 일정의 비율로 회귀한다는 되돌림 현상은 눈여겨볼 만하다.
“모든 길이는 짧은 부분과 긴 부분의 비율이 긴 부분과 전체의 비율과 같도록 나누어질 수 있다. 그리고 그 비율은 언제나 0.618이다.” (책 144쪽) 이는 수학의 황금비율(0.618)과 궤를 같이하는데, 만약 주가의 상승으로 가격이 1,000원까지 올랐다면 조정에 의해 618원까지 되돌아온다는 현상인데, 물론 매번 이 수치에 딱 들어맞지는 않지만, 파동의 주기가 커질수록 황금비율에 다가간다는 점에서 그 보편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으며 투자행위 역시 사람의 심리가 움직인 결과이기에 대자연의 법칙을 따른다는 점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된다.
엘리어트 파동을 공부하는 이유는, 더욱 정확한 예측으로 성공 확률을 높이려는데 있다. 나의 분석에 따르면 33% 이상은 적중하는 듯하다. (물론 어느 경우는 그래프의 해석조차 힘들지만) 과거 기록을 보면서 파동이론을 적용해 보는 것은 생각보다 쉽다. 그러나 미래의 움직임을 예측하기엔 언제나 2개 이상의 경우의 수가 생긴다.
“파동의 구조가 피보나치수열을 반영한다는 사실은 집단심리의 표현이 이 수학적 자연법칙을 따른다는 점을 말해 준다.” (책 162쪽)
그러니 과거의 지표를 통해 자기유사적 패턴을 상기하며 현실의 트레이딩을 통해 감(感)을 느껴야 한다. 세기의 과학자 뉴턴도 힘들어했던 주가의 흐름을 어찌 나 같은 범인(凡人)이 맞출 수 있겠는가? 내가 믿는 것은 오로지 자연법칙을 기반으로 한 합리적 예측과 이를 반영한 가격에 접근하는 노력이다.
이 책은 한두 번 읽고 말 그런 책이 아니다. 쪼개고 쪼개서 경험을 버무려야 깨달을 수 있는 그런 책이다. 아무쪼록 챠트 독해력과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 때까지 공들여 읽어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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