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계란 자연계를 구성하고 있는 많은 구성성분 간의 다양하고 유기적 협동현상에서 비롯되는 복잡한 현상들의 집합체를 말한다. (두산백과, 네이버)
복잡계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적합한 투자마인드는 무엇일까?
타이거자산운용 투자전략 이사로 재직 중인 오종태 저자에게 답을 들어 보고자 그의 신간 서적을 펴게 되었다.
책은 역사적 사건과 다양한 예시로 되도록 쉽게 복잡계와 투자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큰 맥으로 다루어진 3가지 내용을 요약 및 인용해 본다.
문제 해결 과정(데이터–정보-지식-지혜-직관-통찰)
문제의 해결을 위해 우리는 몇 가지 과정을 거친다. 가장 먼저 우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질문을 설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데이터’를 찾는다. 그리고 확보된 데이터를 가공하여 ‘정보’를 얻는다. 하지만 이 정보로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정보는 문제를 제기하거나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기능을 하지만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부족한 상태이다. 그래서 파악한 정보들을 연결하여 ‘지식’을 얻는 과정이 필요하다. 지식은 단편적인 문제이거나 과거의 패턴에 해당하는 문제일 경우에는 해결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여러 가지의 지식을 연결하고 조합하면 ‘지혜’를 얻게 된다. 이제부터 우리는 지혜를 통해 여러 가지 다양한 상황과 어느 정도의 변화에 대한 해답도 얻게 된다. 마지막으로 지혜로움이 단단하고 깊어지면 ‘직관’의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 가능하다. 직관은 새롭고 낯선 문제들에 ‘아하!’하는 모멘텀을 제공하며 기존의 범위를 확장하고 이해를 넓혀서 기존의 방법들이 제공하지 못했던 해결책을 찾게 해준다. 지혜에서 직관으로 넘어가면 범위를 넘어선 낯선 문제에도 해결책을 찾을 수 있으며, 이를 넘어 ‘통찰’로 간다면 아예 다른 차원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책 102~103쪽)
투자를 위한 3가지 관점
경제와 투자의 세상이 과학, 정치, 경제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고 가정해보자. 2008년 이전에는 경제와 투자 세상에서 경제의 비중이 가장 컸다. 이때 경제 논리를 가지고 있던 사람은 세상을 살아가기 어렵지 않았다. 반면 과학 논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편하게 살지 못했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사회가 충분히 받아주지 않고 모든 상황이 경제의 시각으로만 해석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8년 이후 경제의 비중이 작아지고, 과학과 정치의 비중이 커졌다. 그런데 이런 상황의 변화를 모르고 예전처럼 경제 논리만 가지고 세상을 이해하려니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이다. 최근에 과학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과학 논리만 가지고 있는 사람이 정치와 경제를 무시하며 의사결정을 내리는 모습도 종종 나타난다. 하지만 이것도 잘못된 생각이다. (책 140~141쪽)
비트코인
비트코인은 처음에 과학의 영역에서 분산 시스템의 필요성과 정보과학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처음 비트코인이 탄생했을 때 경제와 정치의 영역에서는 이러한 현상에 거의 관심이 없었다. 오직 과학의 영역에서만 화폐의 새로운 원리 혹은 블록체인 기술의 성장 차원에서 필요성을 느끼고 비트코인을 개발했다. 이때 비트코인의 세상에서 과학은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시간이 흐르자 경제의 영역에서도 이러한 현상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그리고 경제와 과학의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비트코인 거래를 시작했고, 큰 변동성을 경험하면서 투자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범위가 지속해서 늘어났다. 그리고 결국 비주류였던 암호화폐 시장을 제도권까지 이동시키는 변화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과학과 경제의 비중이 비슷해졌을 때 비트코인 가격은 급상승을 보였다. 이때까지의 이러한 움직임은 기존의 정치적인 세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비트코인 시장이 과열되며 큰 변동성으로 화폐 경제를 교란시키자 2021년부터는 정치의 영역에서도 비트코인에 주목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현재는 과학, 경제, 정치가 비슷한 비중으로 비트코인의 가격에 영향을 주고 있다. (책 142~147쪽)
단순계에서 복잡계로 변화하는 상황에서 앞으로 어떻게 투자해야 하는가?
결론은 간단하다. 다양한 ‘관점’을 반영하여, ‘중요한 변수’를 이해하여 결정하고, 적절하게 행동해야 한다. 복잡계에서 성공적 투자를 하려면 펀더멘털 분석은 물론 유동성, 심리, 정부 정책, 문화, 종교, 과학 등 많은 요소를 다양한 관점의 구조에서 정확하게 파악하여야 한다. 또한 금융시장을 구성하는 기관과 외국인 그리고 개인의 투자 특성과 패턴을 이해하고 펀더멘털, 유동성, 센티먼트에 집중하여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지혜를 바탕으로 나만의 관점을 만들어야 한다. (책 235~240쪽)
과거 단순계의 투자방식이 절대적으로 적용되지 않는 작금에는 결국 시대가 바라는 다양한 관점으로 빠른 의사결정을 해야 함을 깨닫는다. 이제 단순계의 투자 공식이 성공을 보증할 수 없게 되었다. 다양한 영역의 시대적 변수가 과거의 상식을 깰 수 있음을 반드시 인지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한 권의 인문학 서적을 읽었다. 이 책은 분명히 투자 기술을 다루는 전술서가 아니다. 투자의 마인드를 건드려 줄 전략서이다. 매우 흥미롭게 읽었다. 그동안 성공 공식을 적용하며 시도하였던 투자가 성공하지 못했던 이유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최소한 정치, 경제, 과학 영역에서 검토하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좋은 책이다. 많은 이들에게 적극적으로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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