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볕과 싱그러운 바람이 불어오는 5월 첫 주의 토요일 아침,
지난주 도착한 한 권의 책을 펼쳐보며 잠시 학창 시절을 회상하게 되었다. 당시 난 안식일을 지키는 미션스쿨에 다니고 있었다. 주5일제가 아닌 시절이었기에 토요일을 안식일로 지키며 살아가는 것은, 차가운 사회적 시선을 견뎌야하는 용감한 결정이었다. 하루하루를 코셔(Kosher)에 버금가는 식단으로 생활하였으며 일상이 종교가 되는 삶을 살았다. 금요일이 되면 안식일을 준비하기 위해 정결히 몸과 마음을 준비하였고 안식일 당일에는 세속적 접속을 모두 차단하고 올곧이 신을 만나는 시간을 보냈다.
오늘 소개할 책 <유대인 지혜의 습관>에서는 유대인들의 민족 신앙과 풍속이 배어진 습관을 통해서 그 민족이 가진 강점을 소개하고 있다. 작금에 종교적 이유를 떠나서라도 유대인의 교육법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은 아마도 많은 유대인들이 세계 곳곳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기에 이들의 시스템을 배우려는 욕구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책을 통해 확인한 그들의 모습을 정리해 보면,
유대인들은 질문하기를 좋아한다. 비판적 사고에 근거한 토론과 설득, 인격과 의견의 분리, 이것이 어릴 적부터 몸에 배어 커서도 자신의 의견을 당당히 밝히고 이견(異見)에 대한 포용력도 높다. 그들은 변하지 않는 절대적 신념과 시대의 변천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되는 이념을 공유하며 살아간다. 이를 자유로이 토론하고 가르치며 수용한다. 이스라엘 국기에 그려진 육각형 모양의 ‘다윗의 별’은 절대 변하지 않음의 상징인 정삼각형과 늘 변하는 것의 상징인 정삼각형의 융합이라고 설명한다.(책 95페이지)
유대인들이 생각하는 부란, 돈을 가지고 타인을 섬기는 자선이 이웃을 사랑하라는 하나님의 제일 명령이며 그에 따라 부를 축적하는 것 역시 하나님의 명령에 복종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들은 각 가정에서 실천하는 쩨다카(자선) 훈련을 통해서 돈을 가치 있게 쓰는 법을 먼저 배운 뒤 비로소 돈을 정직하게 버는 법을 익힌다. 그들에게 돈이란 신이 그들에게 맡긴 재물이기에 이타심과 공정함이 결여된 부의 축적은 신의 명령을 거역하는 용납할 수 없는 행위가 된다.
유대인들은 토라(모세5경에 해당하는 그들의 율법서)와 탈무드의 교육을 통해 욕망을 다스리고, 감사함을 훈련하여 겸손함을 유지한다. 타인을 비방하는 행위를 신의 명령을 거역하는 죄로 여겨 험담하는 습관을 원천에 차단한다. 또한 인간을 신의 형상을 품은 존재로 여기기에 독립된 자아를 존중하며 고난의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과거를 기억하고 가족을 중심으로 민족의 연대에 헌신하여 끈끈한 공동체를 결성한다.
자신들의 역사가 현대 종교의 큰 뿌리임을 잘 알기에 그들이 선대로부터 가졌던 자부심과 선민의식은 대단할 것이다. 시대에 따라 타인의 시기(猜忌) 대상이 되었던 그들은 자신들의 믿음과 후손을 보존하기 위해 나름의 생존전략을 구축하였을 것이고 그것이 지금의 모습일 것이다.
2021년에 민족을 논하는 것이 시대 정신에 뒤떨어져 보이지만 그들이 지켜왔던 긍정적인 유산들이 지구촌 모든 이에게 긍정적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개인적으로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어릴 적 습관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책 한 권에 한 민족의 습관을 이해하기란 불가능할 것이다. 다만 책을 읽고 그들의 모습에 호기심이 생겼다면 독자로서 충분한 보상을 받은 것이라 믿는다.(모든 것의 시작은 호기심이라는 측면에서,)
우리도 그들처럼 우리만의 좋은 모습을 찾아보는 노력이 필요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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