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피한 일이지만, 언제부턴가 집에서도 종이컵 사용이 늘고 있다. 설거지가 귀찮아서 바로 쓰고 버릴 요량에 너무나 손쉽게 쓰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매일 쌓여가는 택배박스, 넘쳐나는 배달용 플라스틱 용기, 냉장고를 가득 채운 식재료 등, 거의 매일 쓰레기와 물건을 배출하면서 무엇이 재활(사)용품인지 일반 쓰레기인지 크게 고민 없이 이것들을 버리곤 했다. 버려지는 쓰레기가 가져올 문제를 남의 것으로 여기고 살아온 이기적 인생에, 늦었지만 제동을 걸어 줄 기회가 생겼다.
오늘 읽게 된 책 <그건 쓰레기가 아니라고요>는 쓰레기 분리배출에 대한 소재를 다룬다. 저자 홍수열은 쓰레기 문맹 탈출을 돕는 쓰레기 해설가이자 쓰레기 통역가, 쓰레기에 관한 이론과 제도, 정책, 현장을 아우르는 쓰레기 박사이다. 환경대학원에서 폐기물을 공부한 후 점점 심각해지는 쓰레기 현장을 알기 위해 관련 시민단체에서 일을 시작하였고 현재는 쓰레기 범람 시대에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쓰레기 상식과 쓰레기와 어떻게 공존할지를 연구하고 있다.
책은 물건의 유형에 따라 쓰레기와 재활(사)용품들의 구분 기준을 제시해 준다. 각 장의 내용을 요약해 보면서 실천에 집중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플라스틱 & 친환경 제품이라는 것들
페트병은 발로 밟아 압축한 후 마개를 닫아서 배출하는 것을 권한다.
요구르트 병에 붙은 알루미늄 마개는 반드시 떼야한다..
샴푸나 세제 페트병에 펌프가 있는 마개는 꼭 빼고 버려야 한다.
흔히 과일이나 소형 전자제품 포장에 쓰이는 스펀지 느낌의 완충재, 요가 매트, 스펀지, 휴대용 방석 등을 스티로폼은 종량제봉투를 사용해야 한다.
안쪽이 은박지로 된 라면이나 과자 봉지도 비닐류에 해당하지만 비닐을 녹여 재활용 상품을 만들 때 은박지가 녹지 않아 재활용을 방해하므로 은박지를 안 쓰는 포장재를 개발하도록 생산자 측에 요청해야 한다.
재활용이 어려운 문구나 완구, 악기 등은 종량제봉투나 대형 쓰레기로 버려야 한다.
아이스 팩은 내용물만 종량제봉투로 비닐은 비닐류로 배출한다.
껌이나 알약을 먹고 난 포장재는 재활용 선별도 어렵고 다른 잔재물의 재활용도 방해하니 일반쓰레기로 배출하기를 권한다.
종이 & 종이 같은 것
종이테이프도 테이프에 사용된 접착제나 코팅 물질로 인해 재활용이 어렵다.
우유팩은 질 좋은 자원으로 별도의 선별을 통해 분리배출을 권한다.
일회용 컵이나 팝콘 상자 같은 종이 용기는 모두 코팅되어 있어 일반 종이와 섞이면 재활용이 어려우므로 별도의 수거함이 없을 땐 종량제봉투에 버린다.
스프링노트는 스프링이나 플라스틱을 제거하고 종이재활용에 배출하여야 한다.
기다란 감자칩(프링글스 등) 통은 안쪽의 은박처리로 인해 쓰레기로 버려야 한다.
크레파스나 물감으로 그림을 그린 종이는 종량제봉투에 배출한다.
영수증은 잘 찢어서 쓰레기로 버린다.
종이포일은 재활용이 되지 않으므로 종량제봉투에 배출한다.
사용한 화장지는 쓰레기로 배출한다.
일회용 기저귀는 쓰레기로 배출한다.
유리 & 유리 비슷한 것
소주병, 맥주병은 재사용 된다.
깨진 병은 운반·분리 절차에서 발생할 피해를 우려해서 종량제마대를 사용하여 배출한다.
소주병은 병 입구의 훼손을 막기 위해 가급적 마개를 닫아 내놓으면 좋다.
기름병은 세제로 최대한 기름기를 제거하고 재활용품으로 배출한다.
소다석회유리(일반 유리병, 유리컵, 유리그릇, 판유리 등)는 재활용이 가능하다.
강화유리는 유리병과 함께 재활용이 가능하나 내열유리(전자레인지에 돌려도 안정한 유리 용기, 직화 냄비, 냄비 뚜껑, 믹서기 유리)는 성분의 특성상 재활용을 방해한다.
고급 유리잔이나 유리공예품에 사용되는 크리스털 유리는 재활용되지 않는다.
거울은 이물질이 섞인 유리라 쓰레기로 처리해야 한다.
도자기류(사기그릇, 화분 등) 일반 유리와 녹는 점이 달라 일반 쓰레기로 버려야 한다.
식탁 유리는 대형 쓰레기로 배출해야 한다.
전등 유리(전구 등)는 쓰레기로 배출해야 한다.
금속 & 금속+플라스틱
철캔과 알루미늄캔은 플라스틱 뚜껑을 제거하고 구분하여 분리 배출한다.
내용물이 남은 페인트 통은 종량제봉투로 버려야 한다. 그러나 통 안쪽이 깨끗할 경우 캔·고철류로 배출해도 된다.
부탄가스나 스프레이 통은 구멍을 내어 잔존 가스를 제거하고 재활용에 배출한다.
우산은 천과 대를 분리하여 먼저 천과 플라스틱 손잡이를 종량제에 버리고 대는 고철류로 배출한다.
칼 종류는 손잡이(나무, 플라스틱)의 분리가 까다로우므로 모두 캔·고철류로 배출한다.
세탁소에서 주는 플라스틱 피복 옷걸이는 겉 비닐을 벗기지 않았다면 일반쓰레기로 버려야 한다.
폐가전제품
중대형 폐가전제품은 목적에 따라 재활(사)용센터 등으로 보낸다.
부피가 작은 전기전자제품은 종량제봉투에 버려야 한다.
이어폰이나 충전기, 전선류는 공식 지침이 없는 지금 아깝지만 쓰레기로 처리해야 한다.
휴대폰은 대리점에 설치된 폐휴대폰 수거함에 배출하고 보조배터리는 폐건전지 수거함에 버리면 된다.
전등 & 건전지
폐형광등은 원형 그대로 아파트 단지 및 주민지원센터 수거함에 배출한다.
LED등은 현재 신문지로 두껍게 싸서 종량제봉투에 버린다.
백열전구는 신문지로 여러 겹 감싸 일반 쓰레기로 버린다.
건전지는 따로 모아 폐건전지 수거함에 넣는다.
의류
헌옷은 의류 수거함 혹은 마대 등에 담아 집 앞에 내놓으면 된다.
음식물 쓰레기 & 폐의약품
먹이로 적합하지 않은 채소 껍질(양파·마늘·옥수수·견과류 등), 파 뿌리, 고추씨, 과일 씨앗, 생선 가시 같은 뼈, 달걀이나 조개껍데기 등은 일반 쓰레기로 분류한다.
폐의약품의 공식 지침은 유효기간이 지나면 약국이나 보건소로 가져가는 건데 실제로는 받아주지 않는 약국이 많다.
남은 약은 절대 변기나 싱크대에 버리면 안 된다..
현재 폐식용유는 종이에 적셔 종량제봉투로 버리는 방법뿐이다.
지금까지 너무 무심하게 쓰레기를 버려왔다. 재활용품과 쓰레기의 명확한 구분 없이 그때그때 편리함만 쫓으며 살아왔다. 솔직히 환경에 대한 거대한 담론은 (여전히) 피부로 전해지지 않지만 2021년을 함께 살아가는 지구인으로서 작은 것부터 실천해야겠다는 결심을 해본다.
우리가 버리는 품목의 60% 이상이 재활용 자원으로 쓰여 진다고 한다. 좀 더 가볍고 좀 더 효율적으로 살기 위해 ‘깨끗이 씻고, 잘 떼서’ 버리는 습관을 가져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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