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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이방인 - 알베르 카뮈 지음, 유기환 옮김 / 나는 반항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존재한다.

by 박종인입니다. 2023.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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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뫼르소는 무심한 사람이다.

 

뫼르소는 한 통의 전보(부고)를 받고 엄마가 생활하시던 양로원을 찾는다. 그곳에서 알게 된 새로운 친구 모임에서, 사고로 아랍인에게 총을 발사하고 살인죄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게 된다.

 

검사는 살인에 이르게 된 직접적인 동기보다는 뫼르소의 태도를 - 어머니의 장례식 이튿날, 해수욕을 즐겼고, 과거 직장 동료와 부적절한 애정 관계를 맺기 시작했으며, 새롭게 알게 된 친구들과 코미디 영화를 보면서 킬킬거렸다 못마땅하게 여겨 법정 최고형을 구형하고, 판사는 이를 받아들여 뫼르소에게 사형을 선고한다.

 

사형 선고를 듣고 찾아온 교도소 부속 사제의 (속죄) 권고에도, 부조리를 인식하기는커녕 순응하는 신부의 모습에 분노하며 멱살을 잡는다.

 

그때,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나의 내면에서 무엇인가가 폭발했다. 나는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렀고, 그에게 욕을 퍼부었으며, 기도하지 말라고 했다. 나는 그가 입은 법의의 깃을 움켜쥐었다. 나는 기쁨과 분노가 솟구쳐 오르는 감정의 약동과 더불어 마음속 깊은 곳을 그에게 송두리째 쏟아버렸다.

 

당신은 몹시도 확신에 차 있어 안 그래?

하지만 당신의 확신 가운데 그 어느 것도 여자 머리카락 한 올만한 가치도 없어. 당신은 죽은 사람처럼 살아가고 있으니, 살아 있다는 것조차 확신하지 못해, , 나야 겉보기에는 두 손이 텅 빈 것 같지.

 

그렇지만 내게는 나에 대한 확신, 모든 것에 대한 확신, 당신보다 더 깊은 확신, 내 삶과 다가올 그 죽음에 대한 확신이 있어. 그래 난 가진 게 이것밖에 없어. 하지만 적어도 나는 이 진리를 굳게 붙들고 있어 (141)

 

어머니의 죽음으로, 아들로서 당연히(?) 가져야 할 애도 없이 (지극히 무심한) 자신의 솔직한 감정에 반응한 뫼르소의 행동이 비판을 받고, 죄의 결정적 동기가 된다는 부조리함은 마치 살인자의 부모에게 살인자를 낳은 죄를 묻는 것과 다르지 않다. 법정은 뫼르소가 살인을 했기에 범죄가가 되는 것이 아니라 범죄자이기에 살인을 하게 되었다는 논리를 전개하고 만다.

 

우리의 일상은 부조리로 가득하다.

 

작가 카뮈는 부조리를 인생의 한 곁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그것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반항한다. 언덕에서 굴러 내린 바위를 (끝없이) 다시 언덕으로 끌어올리는 시지프스처럼,

 

매일매일 경험할 수밖에 없는 부조리에, 굴복하지 않고 보란 듯이 다시 일어나 일상을 돌아가는 것이야말로 불가피한 이놈에게 맥일 수 있는 치명적 한 방이며, 인생을 옳게 살아가는 방법이라 말한다.

 

.....

 

책을 덮고,

느껴지는 지금의 불편함이 반항을 거부하는 피조물의 나약함이나 방인(邦人)의 기득권이 아니길 바란다.

 

나는 반항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존재한다.’

- 알베르 카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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