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다시좋아지고싶어1 내일, 내가 다시 좋아지고 싶어 - 황유나 / 반타 블랙 세상의 빛을 모두 흡수하여 가장 진한 검은색을 내는 물질, 반타 블랙 “우울감에 색깔을 입힌다면 ‘반타 블랙’이 아닐까 생각한다. 세상에서 가장 검다는 ‘반타 블랙’. 이 색이 칠해진 곳은 깊이나 높이에 상관없이 평면처럼 보인다. 깊이를 알 수 없는 반타 블랙에 자칫 발을 헛디디는 순간 허공이고 나락이다. 배꼽 언저리가 저릿하게 조여 오며 떨어지고 있다는 느낌에 지배당한다. 붙잡고 버틸 만한 것이 그 어디에도 없는 막막함. 그 안에 갇혀버린다.” (책 24~25쪽) 절망은 숨 쉬는 것조차 불규칙하게 만드는 불안이다. 디딜 곳 없는 허공으로 등을 떠밀리는 느낌, 행여나 찾아온 짧은 평안함이 사라질까 두려워지는 불안의 규칙스러운 반복이다. 애착의 크기만큼 나락으로 떨어지는 중력의 무게는 현실과 관념의 세계를.. 2022. 12. 2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