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 - 박완서 / 봄이 왔다.
일요일 점심, 장모님께서 배달 음식을 담았던 일회용 플라스틱 그릇에 봄 쑥과 돌나물을 수북이 담아 오셨다. 예전 같으면 ‘감사합니다!’하고 냉장고로 직행했을 재료들을 오늘은 바로 된장 한 숟가락을 풀어 봄 향기 가득한 쑥국을 끓였고, 초장에 참기름을 조금 넣고 돌나물을 무쳐 흰 쌀밥과 함께 최상의 궁합을 이룬 호강을 누렸다. 어릴 적, 쑥이며 냉이, 뭐 이런 봄나물들은 지천으로 널려 있어 언제든 캐 먹을 수 있는 흔한 것이었다. 간혹 많은 양이 필요할 때면 허리춤에 호미를 쑤셔 넣고 낡은 포대와 함께 할머니를 따라 나셨던 기억이 새록새록 한다. 봄, 흙, 꽃, 나무, 할머니, 이런 단어를 떠올리면, 박완서 작가의 가 생각난다. 는 산문집이다. 작품은 ‘글’임에도 ‘말’처럼 다가온다. 현대의 단어를 사용함..
2022. 4. 10.
그림자를 판 사나이 -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 / 지키자, 소중함이 우리를 떠나기 전에
항상 곁에 있기에 소중함을 잊고 사는 것들.공기, 눈꺼풀, 손과 발, 친구, 늙으신 부모님,,,물질만능주의!현대사회를 살아가는데 돈보다 중요한 가치가 얼마나 될까?그 무엇보다 돈을 사랑하면서 돈의 값어치를 폄하하는 위선적 태도는 무엇일까?이 두가지의 조화를 위해 내 삶의 대쟁투는 오늘도 계속된다. "기나긴 여행을 끝내고 어느 항구에 도착한 슐레밀은 지인의 편지를 전하기 위해 부유한 토마스 욘씨를 찾아간다. 욘씨 집에서 슐레밀은 시중드는 회색 옷 입은 남자를 발견하게 되는데, 손님들의 소망에 따라 그 남자가 온갖 물건(망원경, 양탄자, 천막, 세 마리 말 등)을 안주머니에서 꺼내는 신기한 광경을 그는 목격하게 된다. 황당한 마음에서 슐레밀은 욘씨 집에서 서둘러 나오고, 그 때 뒤따라온 회색 옷 입은 남..
2020. 6.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