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1 텅 빈 충만 - 법정 / 비운 것이 채우는 것 난 역설적 표현을 좋아한다. ‘소리 없는 아우성’, ‘작은 거인’, ‘찬란한 슬픔’, ‘아름다운 이별’ 등, 역설은 서로 상충하는 어휘를 사용하여 메시지를 강조하는 힘이 있다. 관성에 따라 흐르는 생각에 제동을 걸고 단어에 담긴 의미를 고민하게 한다. 오늘 소개할 텅 빈 충만> 역시, 역설을 활용해 독자의 시선을 붙잡는 대표적 예이다. 이 책은 1989년에 출간한 법정 스님의 수상집(隨想集)으로 일상의 이야기와 그때그때 느꼈던 감정과 통찰을 담고 있다. 그중 한 편의 에피소드를 책의 제목으로 사용하셨는데, 간략한 내용은 이렇다. 한 해 전 신도 중의 한 분이 스님 방에 오디오를 설치해 드렸는데, 스님은 방 정리를 하면서 오디오를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한다. 본인이 구매한 물건이야 누굴 주건 큰 상관이 .. 2024. 6.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