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박완서2

나목 - 박완서 / 시대의 증거물 소설은 한국 전쟁 당시 20대 초반 여성의 서울살이로 전개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실질적인 가장의 모습과 등장인물을 통해 전쟁이 남긴 시대의 상황을 증거하고 있다. 문학은 읽는 재미가 있어야 하며, 읽고 난 후 반성의 시간을 남기는 데 그 의의가 있다는 박완서 작가의 목소리(KBS 아나운서와의 대담, 1992)를 듣고, 소설 을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은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몸소 경험한 사람들에게는 동료 의식을 되살릴 수 있는 글이다. 이 말은 당시의 배경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 재미가 덜 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은 ‘그들에게 이런 상황이 있었고, 어떻게 견뎌냈는지’를 기록함으로써 (마치 사건의 기록을 통해서 부조리를 막아내려는 역사의 노력처럼) 각 시대의 대 쟁투를 치러내고 있는 .. 2023. 7. 30.
호미 - 박완서 / 봄이 왔다. 일요일 점심, 장모님께서 배달 음식을 담았던 일회용 플라스틱 그릇에 봄 쑥과 돌나물을 수북이 담아 오셨다. 예전 같으면 ‘감사합니다!’하고 냉장고로 직행했을 재료들을 오늘은 바로 된장 한 숟가락을 풀어 봄 향기 가득한 쑥국을 끓였고, 초장에 참기름을 조금 넣고 돌나물을 무쳐 흰 쌀밥과 함께 최상의 궁합을 이룬 호강을 누렸다. 어릴 적, 쑥이며 냉이, 뭐 이런 봄나물들은 지천으로 널려 있어 언제든 캐 먹을 수 있는 흔한 것이었다. 간혹 많은 양이 필요할 때면 허리춤에 호미를 쑤셔 넣고 낡은 포대와 함께 할머니를 따라 나셨던 기억이 새록새록 한다. 봄, 흙, 꽃, 나무, 할머니, 이런 단어를 떠올리면, 박완서 작가의 가 생각난다. 는 산문집이다. 작품은 ‘글’임에도 ‘말’처럼 다가온다. 현대의 단어를 사용함.. 2022. 4.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