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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지 않는 관계의 비밀 – 최리나 글, 연은미 그림, 천윤미 일러스트 / 우리도 호저와 같아서,

by 박종인입니다. 2023.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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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저란 동물은 긴 가시가 있어 포식자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한다. 호저는 가시 덕분에 자신을 보호하기도 하지만 가까이 접근한 놈에게 치명적 상처를 줄 수 있다. 그래서 가시의 고통을 피하려면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접근해야 한다.

 

인간 역시 자신을 보호하고자 하는 가시가 있어 가까운 사이일수록 상처 입을 확률이 높아진다. 인간이 호저와 다른 것은 우리의 가시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이 가시가 있음을 항상 기억하지 않으면 필연적으로 가까운 사람에게 상처를 주게 된다.

 

받은 상처는 오래 남지만, 준 상처는 그리 오래 기억하지 못한다.

 

자식을 위한다는 부모의 (과도한) 잔소리는,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된 자녀에게 날 선 비수가 된다.

 

반대로 당연히 이해할 것이라 여기며 부모에게 내뱉는 말은, (본인의 속은 후련할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본인을 키워준 부모의 자존심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폭탄이 된다.

 

배우자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려는 부부의 대화는, 핵미사일과 같아서 쏘는 순간 패자만 존재하는 자폭과 같다.

 

성인이 된 형제자매들은 염려를 핑계로 다른 형제의 자존심을 무너뜨린다. 그들의 조언은 언제나 상대를 위한 것이라 하지만 사실은 본인 생각을 강요하는 폭력이다.

 

느닷없이 날아온 친구의 막말에 깊은 상처를 받는다. 한번이 두 번이 되고, 점점 나를 무시하는 횟수가 늘어난다. 너무나 사랑하던 친구였기에 뽑히지 않는 가시로 남는다.

 

타인으로부터 받은 상처는 관계에 비례한다. 상대와의 관계가 오래고 깊을수록 그 상처도 깊어진다. 사랑하는 부모님, 형제, 자매, 친구, 이웃, 동료,

“‘널 위해라는 피켓을 앞세우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행위를 마음대로 하는 건 너와 나라는 관계에서 선을 넘는 행동들이다.” (113)

 

진정 상대방을 위한다면, 널 위한다는 그럴듯한 명목 아래 감춰있는 나 중심사고에서, ‘상대를 존중하는 사고로 바꿔야 한다. 가족일지라도, 서로 인생을 분리하고 존중해야 하는 것이다.” (114)

 

<상처받지 않는 관계의 비밀>을 통해 기억하고 싶은 것은 바로 우리도 가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마치 호저처럼. 이것만 기억하더라도 서로가 상처받지 않는 거리를 두게 되고, 서로를 보호할 수 있다.

 

세상에 나 같은 남은 없다. 단지 정말 가까운 남이 존재할 뿐이다. 그것이 부모와 자식이거나 형제자매일지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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