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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기 전에 꼭 한 번은 논어를 읽어라 – 판덩 지음, 하은지 옮김 / 갱야(更也), 인개앙지(人皆仰之)

by 박종인입니다. 2023.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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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공왈(子貢曰) 군자지과야(君子之過也), 여일월지식언(如日月之食焉), 과야(過也), 인개견지(人皆見之), 갱야(更也), 인개앙지(人皆仰之)”

 

자공이 말하길, “군자가 잘못을 저지르는 것은 일식이나 월식과 같아서 저절로 모든 사람의 눈에 띄지만, 그것을 고치면 사람들이 모두 우러러본다.”

 

무엇이 어른의 기준인지 모르겠으나, 나이가 대중적 기준이라면 난 어른이다. 어른이 되기 전에 논어를 읽으라는 제목에 나의 어른 이전의 시절로 돌아가 논어를 접했는지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학이시습지, 불역열호아’, ‘덕불고, 필유린정도의 문장을 암기했던 기억을 보아하니 한문 시간에 배웠던 글귀가 아닐는지 추측해 본다.

 

분명한 기억은, 논어를 적극적으로 익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금에서야 논어의 글귀가 마음에 와닿음은, 특히 갱야(更也)’란 글귀에 멈춰서 형광펜으로 줄을 긋듯 뇌리에 붉은 줄을 긋게 됨은, 언제 펼쳐도 한눈에 뛸 수 있도록, 결정의 갈림길에 설 때, 마음의 걸림이 없도록 하기 위함이다.

 

무지의 지를 일깨우고, 이를 인정할 용기를 갖기까지 아는 척하며 궤변을 늘어놓던 지난 경험이 생각나 부끄러움을 금할 수 없다. (그 부끄러움은 죽는 순간까지 계속되겠지만,)

 

잘못을 인정하려면, 옳고 그름의 기준이 있어야 하고, 그 기준에 따라 옳지 않은 결과를 초래했다면, 진심으로 반성하려는 결심이 필요하다.

 

잘못을 인정하는 순간은 인생이 한 단계 성숙해지는 변곡점이 된다. 창피하고 자존심 상하는 기분은 변곡점 직후의 즐거움을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나의 잘못을 진심으로 시인하면 대부분의 우리 주변인은 그 결심과 용기에 감동한다. 일식이 거치고 나면 태양 본연의 모습을 보듯 허물없이 우리 자신을 바라봐 준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어, 처세에 능해지면 갱생의 경험을 하게 된다.

저자 판덩은 프롤로그에 이 책에서는 오로지 청소년들이 가장 관심 있는 공부에 관련된 주제만 다루겠다고 말한다. 사실 갱야에 시선을 뺏기지 않았다면, ‘호지자(好之者) 불여(不如) 락지자(樂之者)’를 전달하고 싶었다. 청소년에게 갱생보다는 공부의 즐거움을 설명하는 게 더 이로울 것이라는 느낌 때문?

 

자공은 공자도 사람이기에 당연히 잘못을 저질렀다고 말한다. 그러나 공자를 군자라고 칭하는 이유는 그가 자기 잘못을 깨닫고 뉘우쳤으며 그것을 고쳤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그렇기에 그의 인격이 누구보다 위대했다고 말하는 것이다. (101)

또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으니, 실수하는 것을 두려워 말고, 실수나 잘못을 덮으려 하지 말라 권고한다. 잘못은 단지 인정하고 고치면 그만인 삶의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청소년을 위한 책의 독후감이 다소 회고적이다. 내 나이에 생각하고 표현하는 것이 그러하겠지만 굳이 변명하자면,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는 것이 인생임을 깨달은 장년이 청년에게 보내는 쪽지 정도로 포장하면 좋겠다.

 

쉽고, 재미있게 엮었다.

 

이 책을 시작으로,

논어의 바다로 겁 없이 뛰어드는 힘찬이가 생기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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